[독자토론마당]5-3-4-4 학제 개편

  • 입력 2004년 11월 23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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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더 부담… 고교취업반은 소외감 더 커져▼

우리나라 고교 교육과정은 대학진학을 염두에 두고 편성돼 있다. 취업 교육은 거의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며 입지도 좁다. 그런데 고교 학제를 4년으로 한다면 취업 준비생들이 겪어야 하는 소외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3년 과정이 4년으로 늘어나게 되는 만큼 스트레스가 많아지게 될 것이다. 2년은 기본교육과정, 2년은 선택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고 하지만 현행 대입제도에서는 진학생 위주의 교육이 사라지기 힘들 것이다. 고교 4년제로 간다면 취업 준비생들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좀 더 확실한 직업교육이 이뤄진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김정용 회사원·경기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고교생 진로선택에 시간여유 가져 바람직▼

고등학교 2학년부터 문과와 이과로 갈려야 하는 현 고교학제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이나 장점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진로를 결정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대학에 가서 다시 편입하거나 전과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사회적 손실이 생긴다. 고교 학제를 4년으로 해 전반 2년 동안 자신의 진로를 충분히 생각해 본 뒤 진로를 선택하도록 한다는 이번 학제개편안은 바람직하다. 부모에게 떠밀려 별 생각 없이 인문계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제개편을 하면 그들 중 생각을 달리해 취업의 길로 갈 학생들에게는 준비할 시간을 줄 것이요, 진학하려는 학생에게는 적성에 맞는 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할 기회를 줄 것이다.

김윤성 컴퓨터 프로그래머·서울 성동구 마장동

▼조기교육 확대로 초등과정 축소 불가피▼

언론매체 및 인터넷 보급 등으로 교육 기회가 확대되면서 기초적인 학습력을 갖추게 되는 연령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이전에 이미 한글을 해독하거나 기초교육을 무난하게 마친 어린이가 대부분이다. 초등학교 과정을 축소하는 대신 남는 학제분을 고등학교 과정에 추가한다는 것은 청소년 학습관리를 위해 효율적인 처방이라고 본다. 고교 과정을 1년 늘리면 대입 준비 기간만 1년 더 늘릴 뿐이라는 주장은 편향된 시각이라고 본다. 고교 과정이 늘어나게 되면 학생들이 스스로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증가하고 진학과 취업의 선택을 보다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재섭 초등학교 교사·서울 중랑구 중화동

▼교사충원 교실확충 등 문제… 신중한 검토를▼

교육 당국은 교육계 전문가, 학부모, 학생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우리나라 현실에 맞고 인재 양성에 적합한 학제가 무엇인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해야 한다. 최근 학제 개편안이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데 과연 관계 당국은 개편에 따른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해 봤는지 궁금하다. 고등학교 수업연한이 늘어나게 되면 학생들의 입시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이요, 교사도 그만큼 많이 필요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고교 교실의 확충 문제도 제기될 것이다. 시간과 돈이 막대하게 들어간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학제 개편안이 추진됐으나 예산이 엄청나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혁 대학생·서울 강동구 성내동

▽다음번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사형제 폐지’ 논란입니다. 최근 여야 의원 150여명의 서명을 받은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법안은 사형을 폐지하는 대신 가석방이나 감형을 할 수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형 폐지론자들은 사형과 범죄예방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으며 오판일 경우 상황을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법의 형평성 차원에서 중대 범죄를 저질렀으면 이에 상응하는 죗값을 치러야 하며 최근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 등에서 보듯이 아직은 강력범죄 척결을 위해 사형 제도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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