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귀염둥이’의 운명은?=은평구 관내 길거리를 배회하는 애완동물을 위탁 처리하는 응암동물병원에는 한 달에 80∼100마리의 버려진 개와 고양이가 들어온다. 이 가운데 80∼90%는 병에 걸린 채 버려졌거나 교통사고를 당한 동물들.
이들 동물은 이곳에서 바로 경기 고양시 벽제의 한 농장에 보내져 주인을 기다리거나 입양자를 기다린다. 하지만 주인이 찾아가는 경우는 월 5∼7건에 불과하고 입양되는 사례는 더 드물다. 한 달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자가 없으면 안락사시킨 뒤 화장한다.
서울시내 22개 구의 유기(遺棄) 동물을 위탁 처리하는 경기 양주시 남면 경신리의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1만1858마리의 애완동물이 들어왔다”며 “이 가운데 주인이 찾아가거나 입양된 경우는 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대부분 안락사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용 규모가 600여마리에 불과해 수용 능력을 초과하면 수용 기간이 긴 순서대로 안락사를 시킨다”며 “안락사시키기 전에 마취를 시켜 독극물 주사로 인한 고통을 줄여 주고 있다”고 전했다.
▽얼마나 버려지나=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애완동물은 약 83만마리. 동물구조관리협회측은 “서울에서 올 한 해 동안 약 1만5000마리의 애완동물이 버려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지난해의 경우 7300여마리가 버려졌다. 올해 유기 동물 추산치는 2000년 2018마리에 비해 8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응암동물병원 고 원장은 “애완동물을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다가도 병에 걸리면 길에 버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농림부에 △애완동물 등록제 도입 △애완동물에 인식표 부착 등 동물보호법 개정을 건의한 상태.
농림부 가축방역과 김규억 사무관은 “동물등록제 조례를 마련 중이지만 빨라야 2006년에나 시행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잃어버린 애완동물 찾으려면=서울시내에서 버려진 애완동물은 양주시의 동물구조관리협회를 비롯해 4곳에서 위탁 보호하고 있다.
버렸거나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으려면 서울시와 이들 기관이 공동운영하는 ‘서울시 동물 사랑방 사이트’(animals.seoul.go.kr)를 검색해 보는 게 좋다.
이들 기관은 길거리에서 포획된 애완동물이 들어오는 대로 사진을 찍어 두고 포획 장소, ‘신상명세’ 등을 등록하고 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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