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 생물경보시스템 도입

  • 입력 2004년 11월 8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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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들에게 보다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물벼룩과 버들개 등 지표생물(指標生物)을 활용한 생물경보시스템이 이르면 내년부터 한강 취수장에 본격 도입된다.

서울시 산하 상수도사업본부(본부장 김흥권)는 7일 "국제테러조직에 의한 수돗물 테러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의 조기 감시를 위해 생물경보시스템을 도입,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수돗물은 일반세균과 페놀 등 55개의 법정 수질검사 항목 외에도 살모넬라, 포름알데히드 등 66개 항목을 시가 자체적으로 추가해 검사한 뒤 공급하고 있지만 매년 증가하는 화학물질을 모두 검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현재 공장폐수에서 흘러나오는 화학물질은 1600만종으로 매년 4만종이 새로 생성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확인된 유해화학 물질만도 200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물벼룩, 버들개, 조류 등 독성물질에 상당히 민감한 생물체를 이용해 수돗물의 수원지(水源池)를 감시할 경우 121개 검사 항목 이외의 독성물질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부가 가장 먼저 시험적으로 활용키로 한 물벼룩은 독성물질이 유입되면 물 속에서 뛰어오르는 횟수와 높이가 급격히 낮아지고 개체간 거리가 갑자기 멀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평소 물벼룩의 움직이는 속도와 개체간 거리, 사망 여부 및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센서가 작동, 자동적으로 경보음을 낸다.

본부는 이번 달부터 현장 실사를 거쳐 시범 설치 장소를 선정한 뒤 내년 중 9000여만원을 들여 경보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본부는 또 시범 사업 결과 효과가 좋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팔당 암사 구의 자양 풍납 강북 등 6개 취수장 전역으로 확대 실시할 방침이다.

상수도사업본부 이규섭(李揆燮) 수질과장은 "서울은 수돗물 공급에 앞서 미국(87개)보다 더 많은 121개 항목을 점검하고 있지만 원수가 안전기준을 모두 통과했다고 해서 인체에 해로운 유해물질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시약을 이용한 독성물질 검출방식과 물벼룩 등 지표생물을 활용한 경보시스템 등 이중 안전장치가 마련될 경우 수돗물에 대한 안전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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