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농산업기술관 이호주박사 서울大 특강

  • 입력 2004년 8월 4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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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에서 정식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10∼20년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한국을 대표할 후속 세대 양성이 절실합니다.”

4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는 이 대학 출신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이호주(李灝柱·59·사진) 박사의 특강이 열렸다.

그는 “국제기구 근무 지망생 대부분이 ‘정규직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관심 분야와 지속적인 관련을 맺으면서 오랜 시간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1985년 FAO 자문관으로 활동하면서 국제기구와 인연을 맺은 뒤 2000년부터 FAO기술 분야에서는 가장 높은 직급인 P-5급 농산업기술관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 FAO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이 박사를 포함해 3명뿐.

“한국의 FAO 분담금 규모가 187개국 중 10위인 데 비해 정규직 수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우리 몫을 못 챙기고 있는 셈이죠.”

그는 “한국 인재들이 국제기구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라며 “대학 대학원 시절부터 언어와 인성 전문성 국제감각 등 그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요소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는 동시에 e메일 등을 통한 질문, 유엔 자원봉사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국제기구와 계속 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는 것.

그는 “그 기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경험하는 것은 선발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인적 관계를 쌓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국제적 감각과 일하는 매너를 익힐 필요가 있다”며 세세한 부분에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예를 들어 e메일 하나를 보낼 때도 △받는 사람이 정리하기 편하도록 제목에 키워드를 넣어 보낼 것 △질문이나 요구는 구체적으로 할 것 △성별 국적 등을 밝힐 것 △국제적 업무에 편리하도록 배려할 것 △e메일 확인 및 답장은 빠른 시일 내에 성실하게 할 것 등.

이 박사는 “국제기구 직원은 각국을 대표하는 나라의 얼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를 상대로 유익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보람된 일”이라며 “장차 많은 후속세대가 다양한 기관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FAO에 관심을 가진 사람의 질문을 환영한다”며 자신의 e메일 주소(HoZoo.Lea@fao.org)를 공개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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