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측근비리…“감옥살이보다 추징금 더 무서워”

  • 입력 2004년 6월 2일 19시 02분


코멘트
“징역살이보다 추징금이 더 큰 문제다.”

불법대선자금 사건으로 구속돼 있는 안희정(安熙正) 전 노무현후보 정무팀장,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노 대통령의 측근들과 가까운 청와대 386 참모들은 요즘 자신들에게 부과될 거액의 추징금 때문에 속을 태우고 있다.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안 전 팀장의 경우 검찰이 징역 7년에 추징금 51억9000만원을 구형해 거액의 추징금 부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 전 비서관도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과 함께 추징금 16억1446만원을 선고받았다. 여택수(呂澤壽) 전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만이 1심에서 추징금 없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과거 캠프 시절부터 이들과 동고동락해 온 386 참모들은 “감옥살이 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추징금은 평생 돈을 벌어도 다 내기 어려울 텐데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하고 있다. 한 386 인사는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서 해결할 문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군가가 거액을 대신 내줄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설령 형을 마치고 출소해 취업을 하더라도 추징금 때문에 봉급에 압류가 들어올 게 뻔해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추징금을 내지 못하면 형이 확정된 뒤 기대해볼 수 있는 사면 복권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최근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와 함께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받은 노 대통령의 고교 선배인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은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추징금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