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광주 버스파업 勞使 평행선

  • 입력 2004년 5월 27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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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구와 광주의 시내버스 파업이 사흘째를 맞았으나 노사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해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교통 불편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구 시내버스 노사 양측은 27일 오전 2시 파업 돌입 이후 두 번째 협상에 나섰으나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1시간 만에 결론 없이 협상을 마쳤다.

이날 노조측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내년 7월 도입하는 것을 전제로 기준임금을 10%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파업 장기화로 시민들의 불편이 심한 만큼 일단 파업을 철회하고 일정 시한을 정해 협상을 계속하자”고 제안했다. 사측은 또 대구시에 대해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재정지원을 약속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대구시 이승호(李勝鎬) 교통국장은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약속할 수는 없다”며 “노사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도 이날 노사 양측이 접촉에 나섰으나 노조측과 시 당국이 준공영제 도입 시기와 그 내용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타결 전망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광주시 문봉주(文奉周) 도시교통국장은 이날 노조측과 가진 간담회에서 “준공영제 도입을 위한 용역을 다음달 발주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일부 적자보전 등 시 형편에 적합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측은 “서울시 수준의 완벽한 준공영제 도입이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구 시민 전호준씨(39·회사원)는 “파업 이후 출근길에 택시 잡아타기가 어려워져 새벽에 집을 나서고 있다”며 “노사 양측이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해 파업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주부 김인숙씨(48)는 “고등학생과 중학생인 아이 2명을 학교와 학원까지 바래다주기 위해 남편과 번갈아 승용차를 모느라 하루 종일 정신없이 보낸다”면서 “파업이 오래 간다고 해 걱정스럽다”고 하소연 했다.

광주에서는 대부분의 간선도로와 교차로에서 평소 출퇴근 시간대보다 훨씬 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져 각 직장과 학교에서 지각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시민들이 고유가 때문에 집에 세워뒀던 자가용을 몰고 나오면서 운암고가 백운고가 흑석사거리 등 상습 체증구간은 물론 이면도로까지 거의 모든 곳에서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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