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평준화 효과’ 논란…KDI “평준화 지역 비해 성적 올라”

  • 입력 2004년 2월 2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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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평준화지역 고교생들은 시간이 갈수록 평준화지역 고교생보다 성적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고교평준화정책으로 인한 학력저하 현상이 일부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뒤집는 것이어서 고교평준화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육개혁연구소는 23일 ‘고교평준화정책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실증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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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1년 교육성취도 평가를 위해 72개 중소도시의 고교 1학년생 1560명과 2학년생 1464명 등 3024명을 대상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5개 과목에 대한 시험을 실시해 얻은 점수를 기초로 성적 변화를 추정해 분석한 것이다.

KDI는 분석 결과 평준화지역 고교 1학년생의 5개 과목 평균점수는 62.57점이었으나 2학년생은 61.42점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반면 비평준화지역 학생은 평준화지역 학생들보다 절대점수는 낮지만 1학년생(53.15점)보다 2학년생(54.81점)의 점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국석차가 상위 20% 수준인 고교 1학년생이 평준화지역 고교를 다니면 2학년 때 성적 변화가 없지만 비평준화지역 고교를 다니면 상위 10% 수준으로 성적이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들의 성적 향상 효과를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 등 성적 수준별로 나눠 분석했을 때도 비평준화지역은 상위권 학생만 성적이 향상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달리 전체 학생의 성적이 골고루 올라갔다고 KDI 논문은 덧붙였다.

김태종(金太鍾)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기존 연구는 서울 등 대도시 중심인 평준화지역과 농어촌이 포함된 비평준화지역간 격차를 감안하지 않고 단순 비교한 반면 이번 연구는 교육여건이 비슷한 중소도시 고교를 대상으로 한 만큼 보다 객관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KDI가 고교평준화 연구와 관계가 없는 학생들의 성취도 평가를 위한 자료를 이용한 데다 서울과 광역시, 중소도시, 읍면지역 구분을 무시하고 중소도시 학생만 대상으로 삼아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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