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경감대책]EBS 출강 '스타강사' 4명 출사표

  • 입력 2004년 2월 22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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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 '이석록씨'▼

“학생과 교사 모두 교육과정의 기본 원리에 충실해야 합니다. 요령 위주의 문제풀이는 모의고사에는 통할지 몰라도 실전에서는 실패하게 됩니다.”

4월부터 EBS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을 강의할 예정인 이석록씨는 “나를 ‘족집게’ 강사라고 부른다면 잘못된 것”이라며 “수능 출제 방향과 교육 방향을 열심히 연구하면 저절로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다양한 관점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원리와 본질을 알면 어떤 문제든 풀 수 있다는 것. 이씨는 “EBS 강의도 이런 기본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EBS 강의에 참여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1997년 EBS에서 처음 강의를 맡은 뒤 많은 학생에게 무료로 좋은 강의를 들려줄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고교에서 학생을 가르쳤던 이씨는 “학교 교육만 제대로 받아도 얼마든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공교육을 살릴 수 있다”며 “물론 교사와 학교도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수리영역 '박승동씨'▼

EBS 수리영역 강의를 맡게 될 박승동씨는 “수능 강의가 성공할지는 전적으로 학생들에게 달렸다”고 단언했다.

박씨는 “강의는 수리영역 고급강좌를 1∼5단계로 나눠 1년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라며 “우선 2005학년도 수능을 대비하는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얻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수학의 원리를 강조하는 박씨는 “원리보다는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원리를 철저히 이해해야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능 수리영역에서도 의외로 문제풀이 자체는 쉽지만 문제가 의도하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해 틀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박씨는 학원 강사들이 EBS 수능 강의에 참여하는 데 대한 학원가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공교육이나 사교육 모두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목표는 같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스타강사는 돈을 많이 버는 강사가 아니라 강의를 잘하는 강사여야 한다”는 것이 박씨의 지론이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사회탐구영역 '최강씨'▼

EBS 인터넷 수능 방송에서 사회탐구 강의를 맡을 예정인 최강씨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전 위주의 강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EBS 강의가 성공하려면 현행 온·오프라인 사교육에 비해 우위에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며 “제7차 교육과정에 맞춰 학생들에게 정확한 공부방법론을 제시하고 새로운 유형의 심화문제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최상위권 학생들 위주로 강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특히 2005학년도부터 선택과목제가 도입되는 탐구영역의 경우 많은 수험생들이 무슨 과목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2005수능부터는 ‘심화와 집중’만이 해결책이므로 어떻게 집중, 심화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강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승의 날’과 수능 시험일에 모두 생각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최씨는 “사교육이든 공교육이든 교육자의 역할은 정말로 공부를 원하고 하려는 학생들을 돕고 그 결과로 우리나라의 동량을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과학탐구영역 '이범씨'▼

EBS 수능방송에서 과학탐구 강사로 내정된 이범씨는 “교재는 어떤 것을 사용할지, 강의는 어떻게 진행할지 등에 대해 방송사측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강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최종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라 미리 말하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씨는 7년간 학원에서 과학탐구를 가르치다가 “공익 목적의 무료강의를 하겠다”는 평소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학원가를 떠났었다.

이씨는 “이후 출판사를 설립해 수험서를 집필하면서 무료강의를 할 방법을 구상하던 중 EBS에서 제의가 들어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수능의 비중을 줄이고 논술과 심층면접을 강화하면 학원의 의존도를 줄이고 공교육 정상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현행 객관식 수능시험으로는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내신 위주의 대입 전형은 지역별, 학교별로 학력수준의 차이가 많이 나는 현실을 극복하기 전에는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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