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시화호 갯벌 위협하는 공단조성 유감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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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와 안산시, 화성시에 걸쳐 있는 시화호는 인천 해역 및 아산만 등과 함께 경기만 갯벌을 형성하고 있다. 경기만은 수산물이 풍부하고 주변에 화성의 공룡알 화석지, 시흥의 오이도 패총 등 선사시대 역사의 숨결도 서려 있다.

‘황금 갯벌’로 불리는 시화호 인근 대부도 사람들은 “1년 어업으로 3년 먹을 쌀을 얻는다”고 자랑한다.

방조제 건립공사가 완료된 1994년 풍요롭던 시화호에 불행이 찾아왔다. 수질 악화로 96년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고 보상금을 받은 어민들은 고향을 잃었다.

바다를 막아 조성된 간석지를 이용하려던 시화담수호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자 정부는 91년 실패를 인정하고 시화호에 바닷물을 끌어들였다.

바닷물이 들어오자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에서 바다 생물이 되살아나는 ‘생명의 호수’로 서서히 탈바꿈했다. 바닷물이 시화호를 다시 살려낸 것이다.

시화호는 이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철새들이 서식하는 습지로서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화호 갯벌에는 갈대, 칠면초, 퉁퉁마디 등 염생식물 군락이 넓게 조성돼 있다. 99년 철따라 날아오는 도요물떼새와 오리류 48종 3만마리 관찰됐고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시화호를 해양오염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해 수질개선과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시화호 북측 갯벌 317만평에 공단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시화호의 앞날이 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시화호 개발을 통해 생긴 이익금을 수질개선 비용으로 쓴다는 발상은 과거 시화담수호 개발계획의 실패 경험을 답습하려는 것이다.

시화호 수질을 개선하려면 오염물질의 유입을 차단하고 바닷물 유통을 원활히 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주변 갯벌을 보존해 자연 정화기능을 극대화해야 한다. 정부는 바다가 살려낸 시화호를 보호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서정철·시흥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glse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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