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1000명중 4명만 정년 채워…작년 근로자 총 340만 퇴직

  • 입력 2003년 11월 2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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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의 또는 타의로 직장을 떠나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임금 근로자가 사상 최대인 3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년까지 채운 뒤 직장을 떠난 근로자는 1000명 중 4명(0.4%)밖에 안돼 정년퇴직을 맞을 때까지 직장을 다닌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가 2일 발간한 ‘2002년 고용보험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상실한 임금 근로자는 340만4660명으로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된 1995년 이후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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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은 원칙적으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기 때문에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상실했다는 것은 임금 근로자가 다니던 직장을 떠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수가 2000년엔 298만1558명, 2001년엔 323만4745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임금 근로자(1400여만명 추산) 4명 중 1명이 어떤 이유에서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셈이다. 이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직장을 떠난 근로자가 136만여명(40%)으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 전환 등 전직(轉職)이 107만여명(32%)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으로 타의에 의해 직장을 그만둔 근로자도 적지 않았다.

회사 사정으로 퇴직한 근로자는 33만6488명(9.9%)이었고 폐업, 도산, 공사 중단 등으로 퇴직한 근로자는 16만9916명(5.0%)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경영상 필요에 의한 퇴직 및 징계해고 등도 각각 2만8853명, 1만1195명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張芝延) 연구위원은 “개인 사정으로 직장을 떠난 근로자의 상당수는 진정한 의미의 자발적 퇴직으로 볼 수 없는 명예퇴직자”라며 “임금 근로자의 조기 퇴출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장 연구위원은 2001년 노동부 통계조사를 분석한 ‘고령자 노동시장 현황’을 통해 한국에서 새로 유입되는 임금 근로자보다 퇴장하는 근로자가 많아지는 시기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10년이나 빠른 30대 중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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