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시스템 사업 수주 잘 봐달라” 공무원에 ‘주식 로비’

벤처업체 대표가 공공기관의 전산시스템 구축사업 수주와 관련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주식 로비’를 펼쳤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특수부(김동만·金東滿 부장검사)는 24일 시스템통합(SI) 업체인 I사 대표 임모씨(48)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임씨는 1999년 11월 회사 사무실에서 국회도서관과 국회사무처에서 발주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사업을 수주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전 국회도서관 전산개발과장 강모씨(49)에게 2167만원 상당의 회사주식 867주를 1000만원에 제공한 혐의다.

임씨는 또 같은 시기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산원의 정보근로화사업 수주에 힘 써주는 대가로 정통부 정보화지원과 직원 2명에게 회사주식 500주와 200주를 각각 750만원과 300만원에 제공했다는 것.

이들은 이 주식의 코스닥 등록으로 각각 2900만원과 1600만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임씨는 2001년 1월 경기도청이 발주한 경기넷 서비스보안사업 수주와 관련해 도청 전산담당 직원에게 주식 400주를 1000만원에 매도해 매매차익을 얻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밝혀진 공공기관의 주식 로비 대상자만 20명에 달하며 이 회사 주식의 코스닥 등록과 액면분할 등으로 최고 2억원의 차익을 남긴 공무원도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