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하철 요금제 틀 고친다

  • 입력 2003년 10월 13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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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를 여러 구역으로 나눠 통과하는 구간의 수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현행 서울지하철 요금체계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복잡한 출퇴근길이나 지하철이 텅 빈 휴일이나 요금이 같은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 운영), 도시철도공사(5∼8호선 운영)는 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지하철 요금을 매기는 요금체계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운임 역조현상=서울지하철공사는 2, 3, 4호선 개통과 함께 1985년 현행 구역제를 도입했다.

이는 시내 전역을 7개 구역으로 나누고 출발역과 도착역이 동일 구역 내이거나 인접구역일 때는 1구간 운임(700원)을, 3개 구역 이상을 통과하면 2구간 운임(800원)을 부과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이용거리나 시간과 상관없이 운임이 부과되는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어 3호선 압구정역에서 국철 신이문역까지의 거리는 10.8km지만 3개 구역을 통과하기 때문에 운임은 800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8호선 복정역에서 5호선 화곡역까지의 거리는 35.5km인데도 2개 구역만 통과하기 때문에 1구간 운임인 700원만 내면 된다.

지하철공사 장상덕(張尙德) 제도과장은 “이동거리에 따라 요금을 내는 거리비례제가 가장 공평하지만 역이 250곳이 넘고 교통카드 이용률이 아직 6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행하려면 수백 가지의 승차권을 구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교통카드 시스템이 내년 상반기에 도입되고 교통카드 이용률이 100%에 가까워지면 정확한 거리비례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바꾸나=현재 세계 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하철 요금체계는 거리비례제, 시간차등요금제, 구역제, 균일제 등 4가지 정도.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거리비례제에는 낮이나 휴일에는 요금을 깎아주고 심야에는 할증요금을 받는 시간차등의 개념이 포함돼 있다.

또 선진국의 경우 한두 번 이용하면 비싼 요금을 받고 자주 이용하면 정기권을 발급해 최고 35%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서울시는 외국의 제도 가운데 어떤 요금체계가 가장 우리의 현실에 적합한지 연구해 줄 것을 시정개발연구원에 의뢰해 놓은 상태다.

시는 12월 말경 연구결과가 나오면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시민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내년 중 요금체계를 개편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 밖에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복지권, 여러 명이 함께 타면 할인해 주는 가족권 등 다양한 승차권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세계 대도시 지하철 운임 체계 비교 (환율은 13일 현재 기준.)
서울 구역제시내를 7구역으로 나누고 통과 구간 수에 따라 산정. 기본 700원
파리균일제파리 시내 전 구간 1.5유로(약 2033원) 균일 요금
런던 구역제시내를 6구역으로 나누고 통과 구간 수에 따라 산정. 도심 한가운데인 1구역이 가장 비싸고 외곽으로 갈수록 저렴. 1구역 편도는1.6파운드(약 3054원), 2∼6구역 내 편도는 1파운드(약 1909원)
도쿄거리비례제1∼6km는 160엔(약 1690원), 7∼11km는 190엔(약 2006원) 등거리에 따라 5종류의 티켓
뉴욕균일제뉴욕 전 구간 2달러(약 2294원) 균일 요금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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