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매미' 피해지역 자원봉사자 잇따라

  • 입력 2003년 9월 15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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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가 휩쓸고 지나간 대구경북 지역 피해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주민과 군 장병, 공무원 등 수만 명이 강풍에 쓰러진 벼를 세우고 파손된 도로를 복구하는 등 바쁜 손길을 움직이고 있다. 경북도청과 영양 울진 안동 봉화 등 경북 시군 공무원 1만 여명은 피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중장비 300여대를 동원해 4일 째 복구 작업을 벌였다. 군 장병의 신속한 투입도 복구 작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육군 50사단은 경북도내 대대별로 3일째 ‘복구 작전’을 펴고 있다. 15일부터는 경북도내 예비군 3000여명도 참여했다.》

50사단 장병 1000여명은 대구 달성군 현풍, 고령군 우곡면, 울진군 근남면 등에서 쓰러진 벼를 세우고 무너진 제방에 모래주머니를 쌓고 있다.

복구작전을 총지휘 중인 방효복(方孝福) 사단장은 “지난해 태풍 루사 때 김천시청에 현장본부를 설치하고 신속한 복구작업을 벌여 주민들의 박수를 받은 경험을 살려 복구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이번 태풍도 피해가 크지만 모두가 힘을 합치면 빨리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해병 1사단 장병 2000명은 포항 오천 흥해 기계 등지에서 벼를 세우고 비닐하우스를 복구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부대관계자는 “무사히 농작물을 수확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복구작업을 하겠다”며 “해병의 땀이 농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직원과 봉사회원들도 경북도내 17개 시군 2000가구에 구호물품을 보급하며 수재민 돕기에 나섰다.

영양읍에서 수재민 600명에게 급식봉사를 하고 있는 북부지구회장 노영희(盧英姬·53)씨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피해가 더 커 가슴이 아프다”며 “십시일반 정신으로 온 국민이 마음을 모으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봉사단도 자매결연한 마을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태풍 피해가 없는 지역에서도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이날 울진군을 방문해 생필품과 취사도구세트 7000만원어치를 전했으며, 서울시 건설본부는 울진군에 중장비 11대를 지원했다.

대구시내 주요 간선도로인 신천동로와 신천 좌안도로 일부 구간이 태풍 ‘매미’로 침수됐으나 15일 오후 복구가 완료돼 차량통행이 정상화됐다.

수성구 신천동로 상동교∼침산교(8.9km) 구간은 태풍으로 불어난 물에 침수돼 가드레일과 표지판 등 교통시설물 상당수가 파손됐으며 도로 콘크리트 구조물이 일부 붕괴돼 차량통행이 12일 오전부터 15일 오후까지 통제됐었다.

침수피해가 발생한 신천 좌안도로 가창교∼상동교(2km) 구간도 토사 제거 및 하천변 콘크리트 보수 등 복구작업이 15일 오후 모두 마무리됐다.

시 관계자는 “추석연휴로 인해 건설업체들이 쉬는 바람에 복구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 매미로 경북에서는 주택 722채가 부서지고 1800여채가 물에 잠겼으며 9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농작물 8600ha가 물에 잠기고 벼 5000ha가 쓰러졌다.

논은 1500ha는 유실되거나 매몰됐으며 도로와 다리 120곳 등 공공시설 1600곳이 파손된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대구는 달성공단과 성서공단 등 90여개 업체가 침수되고 10개 업체가 파손돼 공단에서만 모두 260여억원의 피해를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고령=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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