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중국 컨테이너항로 개설 두달…이용률 저조

  • 입력 2003년 8월 26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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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의 숙원이던 인천∼중국 컨테이너 항로가 개설됐지만 부족한 항만시설과 자치단체의 홍보 부족 등으로 화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6월23일 인천∼칭다오(靑島) 정기 컨테이너 항로가 처음 개설된 뒤 지금까지 모두 5개의 항로가 생겨 수도권 화주와 중국 산둥성(山東省) 입주 한국 업체가 많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 것.

화주를 상대로 개별 홍보에 나서고 있는 컨테이너 선사들은 부족한 컨테이너 항만시설 확충과 인천시 차원의 홍보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답보 상태인 물동량과 항만시설=인천∼칭다오 컨테이너 항로를 개설한 범양상선은 한 번 왕복할 때 20피트 컨테이너 380여개를 수송하고 있다. 전용선박인 스티머스프로그레스호(8937t)는 컨테이너 430개를 실을 수 있지만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운항하고 있다.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수송 단가는 300달러로 여객선을 이용할 때의 절반 수준이지만 화주의 이용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범양상선 최항목 팀장은 “한중 바이어 초청 간담회 때 전단을 배포하고 남동공단 등에 플래카드를 거는 등 홍보하고 있지만 물동량이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4부두는 컨테이너를 쌓아 놓는 장치장 등 관련시설이 크게 부족한 편이다. 공간 부족으로 하역된 컨테이너를 인근 보세창고로 옮겨 통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로 인해 화주들은 인천항에 화물이 도착해도 하루 이상을 기다려야 넘겨받을 수 있다.

경쟁항인 부산항과 전남 광양항은 장치장에서 통관 절차를 마치고 신속하게 화주에게 화물을 넘기고 있다.

▽대책은 없나=관련 업계는 신속한 화물 통관을 위해 인천항 갑문을 통과하지 않는 남항부두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을 빨리 준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남항부두 준설 작업을 신속히 마치고 컨테이너선이 이 곳을 이용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는 것.

천경해운 남흥우 소장은 “남항부두 축조공사를 빨리 마치고 배후지역에 장치장 등 관련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은 컨테이너 입출고가 원활하지 않아 더 이상의 컨테이너 항로 개설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해운선사들은 안상수(安相洙) 인천시장이 9월 중국 산둥성을 방문할 때 현지 한국기업과 중국 당국에 협조를 구하는 등 포트 세일(Port Sale)에 나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인천 경실련 최정철 정책부위원장은 “전남 광양시는 컨테이너 물동량 유치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삼성전자 한국타이어 등 국내 수출입 회사를 방문하기도 했다”며 “인천시도 인천∼중국 컨테이너 항로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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