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8만 금속노조 탄생할까

  • 입력 2003년 6월 28일 0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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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종합기계 대우정밀 등 민주노총 금속연맹 소속 7개 노조가 25∼27일 실시한 산별(産別) 전환투표를 통해 ‘금속노조’라는 단일노조의 울타리로 들어갔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과 ㈜로템의 의왕 및 창원노조는 투표 결과 산별 전환이 부결됐으며 조합원수 3만8917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현대자동차는 개표 작업이 늦어져 결과가 28일 오전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가 산별노조로 바뀌면 금속노조는 민주노총의 핵심 세력으로 급부상, 올 여름 노동계 하투(夏鬪)를 주도하게 된다.되지만 산별노조 전환에 실패할 경우 다음달 2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금속연맹 및 금속노조 파업 열기가 상당히 식을 전망이다.

▽산별전환 투표=현대차 등 금속연맹 11개 사업장 노조가 25일부터 산별전환투표를 실시한 결과 7개 노조가 금속노조의 이름으로 묶이게 됐다.

대우조선해양 등 3곳은 현행법에 명시돼 있는 ‘재적조합원 과반수 투표에 투표자 3분의 2 이상의 찬성’ 요건을 채우지 못해 산별전환이 무산됐다. 현대미포조선(조합원 3314명)은 30일 투표를 실시한다.

최대의 관심사는 현대차 노조의 투표 결과. 만약 현대차 노조의 산별 전환이 이뤄지면 금속노조는 엄청난 세력으로 거듭나게 되며 ‘정치세력화’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조합원 54.8%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쳐 이보다 ‘의결정족수’가 강한 산별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행 기업별 노조 아래에서도 아쉬울 게 없다는 일부 조합원들의 인식도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속연맹과 금속노조=민주노총의 핵심인 금속연맹은 조합원 수가 많은 대기업 노조들이 주축이 되고 있다. 산하에 현대자동차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82개 단위노조에 12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있다.

160여개 사업장, 3만6000여 조합원이 있는 금속노조도 현재는 금속연맹의 한 단위노조로 분류돼 있어 엄밀히 말하자면 금속연맹은 금속노조를 포함해 83개 단위노조, 16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리고 있는 셈.

2001년 2월 출범한 금속노조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규모가 작은 곳들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만약 현대차를 포함한 8개 노조(조합원 4만4011명)가 산별노조로 전환하면 금속노조는 조합원 수 8만명이 넘는 거대 단일노조가 된다. ▽왜 산별인가=한 마디로 ‘느슨한 연대’에서 ‘강력한 단일노조’로 변신해 위력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업을 벌이려 해도 금속연맹 체제에서는 기업별로 일일이 쟁의조정 신청,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해야 하지만 금속노조로 편입되면 일괄 쟁의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또 부분적으로 반대하는 사업장이 있더라도 금속노조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백순환(白淳煥) 금속연맹 위원장은 “산별노조로 전환하면 사용자 대표와의 중앙교섭을 통해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불합리한 법과 제도를 개선해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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