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파업 증시엔 藥?…파업기간중 33P 올라

  • 입력 2003년 5월 12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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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증시의 대내 불안요인이던 전국운송하역노조의 연대파업은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정부가 ‘법과 질서’라는 원칙을 대내외에 밝히고 12일 노조의 협상을 부분 타결해 증시 오름폭을 키웠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물론 이런 요인만으로는 증시 상승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파업 속에서도 주가는 올랐다=정부와 노조의 부분 협상 타결 소식에 힘입어 12일 종합주가지수는 631.04로 올랐다.

그러나 2일 화물연대 포항 및 경남지부의 파업이 시작된 이후 증시는 줄곧 오름세였다. 주가지수는 2일 597.44였고 12일까지 33.6포인트 올랐다.

파업 때문에 손해를 본 개별종목도 마찬가지였다. 포스코는 2일 10만1000원에서 12일 10만8500원으로 올랐다. 대우조선해양도 1만200원에서 1만900원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증시를 둘러싼 여러 가지 다양한 호재들이 파업이라는 악재의 영향을 약화시켰다고 풀이했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또 한국은행이 13일 콜금리를 내리면 증시에 유동성 장세(돈이 몰려 주가가 오르는 현상)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다.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타고 외국인투자자는 4월29일부터 연속 5일 동안 한국 주식 56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신성호 우리증권 이사는 “호재들과 비교하면 파업 사태는 부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 원칙이 시장 안심 조성=증시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처음 맞는 5월과 6월에는 노사분규가 증시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외국인들은 현 정부의 노조 편향적 정책을 크게 우려했었다”며 “그러나 노 대통령이 6일 파업 사태에 대해 ‘법과 질서’를 천명하면서 외국인들의 우려가 다소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심하기는 이르다=화물노조의 경우 경유세 인하, 근로소득세제 개선, 노동자성 인정 등 아직 첨예한 쟁점들이 미합의 상태로 남아있어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

이은영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철강업뿐만 아니라 철강재를 사용하는 자동차 조선 가전 건설 등 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공공부문 노조나 금속노조 등 덩치가 큰 노조들의 움직임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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