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태안 남면 원청리, 별주부전 배경무대와 비슷

  • 입력 2003년 3월 31일 21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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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소설인 별주부전(鼈主簿傳·작자 및 연대 미상)의 무대가 충남 서해안의 한 어촌이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있다.

태안군에 따르면 지명과 연관된 구전(口傳)을 종합해 볼 때 남면 원청리가 소설 별주부전의 탄생 무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 따라 현지 주민들은 객관적인 고증과 관광지 조성 예산을 요청했다. 이 마을의 바닷가 한쪽에는 별주부전의 무대로 볼 만한 지형 지물이 50m 반경 안에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용새(龍塞)골’은 자라가 용왕의 명을 받고 상륙한 골짜기, ‘묘(卯)샘’은 토끼의 간(肝)을 씻은 샘, ‘덕바위’는 토끼의 간을 널어 말린 바위, ‘궁앞(宮前)’은 용궁 앞, ‘안궁(內宮)’은 안쪽에 있는 궁을 의미한다는 것. 특히 덕바위(사진)의 경우 자라가 소설의 내용처럼 토끼의 간을 찾아 바다에서 육지로 막 나온 뒤 주변을 살피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모습 흡사하다.

주민들은 이같은 구전을 바탕으로 수백년간 매년 음력 정월이면 덕바위 앞에서 ‘용왕제’를 지내왔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명맥이 끊겼다.

원청리 이장 김생우(金生雨·43)씨는 “마을 사람들은 용왕제를 지내면서 토끼의 잘못(꾀를 내 도망쳐 버린)을 빌고 용왕의 건강을 기원했다”며 “잘 알려진 소설과 관련된 용왕제이니 만큼 명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안군은 고증이 되면 거북이가 토끼를 업고 있는 모습의 동상 등을 세워 원청리를 ‘별주부전 수중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별주부전은 토끼의 간을 먹어야 병이 낫는다는 용왕을 위해 자라(별주부)가 육지로 나가 토끼를 용궁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하지만 토끼가 간을 빼놓고 다닌다는 잔꾀를 부려 죽음을 모면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선후기의 판소리계 소설이다.

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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