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주부 한의숙씨-아들 김도훈군 박물관소개책 펴내

  • 입력 2003년 3월 25일 2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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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물관을 자주 가는 이유는 학교나 TV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신기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경기 부천시 수주초등학교 4학년생인 김도훈군(10)은 다섯 살 때인 1997년부터 6년째 어머니 한의숙(韓義淑·38)씨와 함께 전국의 박물관을 견학하고 있어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최근까지 둘러본 박물관만 무려 50곳이 넘는다.

한씨는 “박물관 견학이 아이에게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해 자연스럽게 탐구 능력을 길러주게 된다”고 말했다.

김군은 99년 ‘이야기가 있는 전시회’를 시작으로 매년 블록놀이와 공룡 모형, 박물관 견학문 등을 소재로 한 전시회를 열어 ‘꼬마 작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씨는 아들의 작품을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큐레이터 역을 맡고 있다.

이들은 박물관 견학을 통해 얻은 교육적 효과와 수도권 일대 전문박물관 94곳을 소개한 책 ‘박물관 견학이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든다’(도서출판 오상)를 지난달 펴냈다.

이 책에는 한씨의 박물관을 알차게 견학하는 방법과 김군이 쓴 다양한 형식의 견학문이 실려 있다.

한씨가 제안하는 효과적인 견학 방법은 △입구에서 팜플렛을 받은 다음 아이와 함께 박물관 구조를 훑어본다 △메모장에 느낀 것이나 의문점을 적도록 지도한다 △박물관 또는 아이가 흥미를 보인 유물이 나오도록 사진 촬영한다 △견학문을 작성할 때 대화법으로 글 쓰기를 지도한다 등이다.

“전시물들을 외형으로만 보는 것은 무의미해요. 사발 하나를 보더라도 ‘누가 만들어서 무엇을 먹었을까’하고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 훨씬 재미있어 하지요.”

한씨는 특히 공룡을 좋아하는 김군을 위해 부천의 자연생태박물관을 10여 차례 찾는 등 전국의 자연사박물관은 대부분 둘러봤다. 반복 학습을 하다보면 관심 영역에 대한 식견이 깊어지기 때문.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내 신문박물관도 5차례나 찾았다. 박물관에 전시된 옛날 타자기와 카메라 윤전기 등을 통해 우리나라 신문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데다 신문제작 과정 등을 상영하는 미디어영상관에 김군이 흥미를 갖기 때문.

“우리나라는 공룡에 별 관심이 없나 봐요. 미국에 있는 자연사박물관과 같이 생생한 공룡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

공룡의 생태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김군은 6월 17일부터 열리는 자신의 다섯 번째 전시회인 ‘도훈이의 즐거운 이색 박물관전’에서 친구들에게 보여줄 공룡 관련 서적 50여권과 모형 200여개를 틈나는 대로 정리하고 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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