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환학생 프로그램]“사립校 절반비용으로 유학가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3월 10일 18시 57분


코멘트
《최근 초중고교생 자녀를 외국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늘면서 장기 유학이 아닌 1년짜리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1년간 공부하면서 외국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이수를 통해 본격적인 유학을 탐색해 볼 수 있고 현지 문화도 익힐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준비없이 무턱대고 떠났다가 시간만 허송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교환학생 제도=1981년 제정된 미국 정보교육교류법에 의해 국무부가 공인하는 유학제도다. 15∼18세의 외국 청소년들을 미국 공립학교에 초청해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 미국 홍보와 문화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환학생제도는 보통 1년 단위로 운영되며 ‘교환유학관리감독협의회(CSIET)’라는 기구가 프로그램의 기준을 정하고 진행한다.
미국 공립고교에서 1년간 정규수업을 받으면서 현지 문화를 익힐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프로그램 수수료는 1년 기준으로 보통 7500달러이고 프로그램 시작 전 4주간의 영어집중교육(IEP)을 받을 경우 1500달러 정도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수수료에는 초청장 발급 비용과 현지기관에서의 수속 절차, 현지 의료보험, 오리엔테이션 비용 등이 포함돼 있고 항공료나 비자신청비용은 별도다. 보통 사립학교에 유학을 보낼 경우 1년에 3000여만원 정도 드는 것과 비교하는 절반 정도인 셈이다.
▽준비 절차=교환학생으로 유학하려면 국내에서 고교 1학년 과정을 마치고 미국의 10학년(고1)에 입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환학생으로 선발되려면 국내 중학교 또는 고교 성적이 평균 80점 이상의 중상위권은 돼야 한다. SLEP(Secondary Level English Proficiency)라는 영어시험을 치러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SLEP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이 고교에 진학할 때 보는 시험으로 듣기 75문항, 독해 75문항을 1시간반 동안 풀어야 한다. 67점 만점에 45점 이상은 받아야 한다.
SLEP에 합격하면 일반학생비자(F1)가 아닌 교류방문자용비자(J1)를 받게 된다. J1비자는 기한이 1년이고 한 학생이 한번만 받을 수 있다. J1 비자를 받으면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되며 자원봉사자로 등록된 호스트 가정에서 무료로 숙식하게 된다.
▽현지 생활=교환학생 참가자는 대략 여름방학 때 출발해 9월 가을 학기에 입학하게 된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4주간의 IEP를 받은 뒤 미국 전역의 공립학교 고교 1년 과정에 배정된다.
교환학생은 지역이나 학교는 본인이 선택할 수 없고 현지 기관이 영어실력이나 경제적 수준, 치안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대도시보다는 소도시에 배정되는 경우가 많다. 현지 학교 재학 중에는 평균 C학점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성적이 나쁘면 강제 귀국해야 한다.
현지 관리인(AC·Academic Coordinator)이 학생의 생활지도와 각종 도움을 주며 학교 및 가정생활 등에 대한 정기보고서를 국내에 있는 부모에게 매월 보내준다.
▽유학 뒤 진로=유학기간이 끝나면 일단 귀국해야 한다. 미국에서 계속 공부하기를 원할 경우 귀국해 일반 학생비자를 받아 사립고교 또는 대학에 진학하는 방법이 있다. 보통 고교 1학년 2학기 때 떠나 1년간 교환학생주가 프로그램을 마치고 귀국해 2학년 1학기에 복학한다.
간혹 현지에서 J1비자를 F1비자로 바꾸려다 브로커들에게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유의사항▼
교환학생 프로그램 알선 기관
기관전화번호홈페이지
CHI02-3454-0222www.chi.co.kr
강남유학원02-3481-4127www.eee.co.kr
EDUCARE02-3143-2037www.studywonder.com
STS02-3442-4849www.stskorea.com
SGR㈜02-514-7223www.sgr.or.kr
GVS02-6000-0404www.gvs.co.kr

▽유의사항=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철저한 준비를 거쳐 떠날 것을 권한다. 도피성 유학으로 떠났다가 세월만 허송하는 경우가 많다.
또 미국과 학기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 학교로 다시 복학하는 경우 1년 정도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 국내에 교환학생 프로그램 알선 기관이 늘면서 선발만 해놓고 출국을 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교환학생 파견 실적과 CSIET에 등록된 단체인지 아닌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 강남유학원 유민숙 원장은 “새로운 생활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며 “본인의 학습능력과 의사가 중요하며 적극성이 없으면 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알선기관 선택땐 美 인정 여부 체크를”▼
최근 초중고교생의 조기 해외 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선 비용도 만만치 않고 자녀가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돼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오랫동안 유학상담을 해온 경험으로 보면 부모와 떨어져 낯선 생활환경과 교육환경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일 수 있다. 흔히 유학이라고 하면 무조건 경비가 많이 든다고 생각하지만 잘 살펴보면 적은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유학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가 미국 공립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교류방문자용비자(J1)를 받아 미국 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1년간 동일한 정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유학비용은 사립학교의 절반 정도여서 경제적인 편이다.
또 학교의 스포츠, 밴드 등 각종 특별활동이나 클럽모임에 참가해 많은 친구들을 사귀면서 영어능력을 키울 수 있고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국제적 감각도 익힐 수 있다.
1년 뒤에는 다시 절차를 밟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계속하거나 유학생 비자로 바꾼 뒤 현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귀국해 고교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모든 유학이 그렇듯이 충분한 검증과 준비 없이 갈 경우 한국보다 학교생활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힘들 수 있다. 유학 준비가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라는 뜻만은 아니다. 정규 수업이기 때문에 교육과정 이수에 필요한 기본적인 실력을 갖춰야 한다.
유학생들은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현지인 가정에 들어가 생활하게 된다. 낯선 외국인과 함께 생활하려면 현지 가정의 문화와 습관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려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과 비교해 자주 불평하다 보면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또 교환학생 프로그램 알선기관을 고를 때는 미국에서 인정을 받는 기관인지, 그동안의 교류실적은 얼마나 되는지를 꼼꼼히 알아봐야 피해를 보지 않는다.
교환학생이 어려운 과정이지만 철저히 준비해 알차게 생활한다면 미래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수 있어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김덕환 CHI 한국지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