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지하철 안전의식 교육등 근본대책 시급

  • 입력 2003년 2월 25일 2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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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인천시소방본부) 소방수들이 승강장의 가상 발화지점에 물을 뿌리고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 후 인천시소방본부가 인천지하철1호선 인천시청역에서 가상화재 현지출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시소방본부) 소방수들이 승강장의 가상 발화지점에 물을 뿌리고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 후 인천시소방본부가 인천지하철1호선 인천시청역에서 가상화재 현지출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때 기관사와 종합사령실이 기민하게 움직이고 승객이 비상시 행동요령을 알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우문(愚問)이긴 하지만 인명 피해가 아예 없었거나 실제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다.

1999년 10월 개통된 인천지하철은 대구지하철과 유사한 여건에서 하루 22만명 가량을 실어 나르고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생겨 몇 가지 대책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미흡하다.

승객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결함을 근본적인 개선하려는 대책이 필요하다. 서울지하철이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상황 체험행사를 갖고 전동차 재질을 불연성으로 바꾸는 동시에 매달 비상대피 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점검과 대책=인천지하철공사는 19∼22일 22개 역사와 170량의 전동차에 대해 일제 안전점검을 벌였다. 그 결과 전동차 출입문 내부와 외부에 설치된 2000개의 비상문 개폐기를 비롯해 소화전, 스프링클러, 제연설비, 비상인터폰 등 화재 관련 설비가 모두 정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특별조치로 △3조 2교대 체제로 근무하는 92명의 기관사에 대한 안전교육 강화 △지하철 승강장에 공익요원 상시 배치 △전동차와 역사(驛舍)에 산소호흡기 확대 배치 △역사에 야광 안전로프 설치 등을 내놓았다. 또 장기 과제로 유독가스를 내뿜는 전동차 내부 재질을 불연재로 교체하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예산 계획은 없어 제대로 시행될 지는 미지수다.

▽보완할 점=인천지하철은 요즘 화재 발생시 대피요령 등에 대한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승객 대부분은 비상시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있는 레버나 소화기의 위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

서울에 직장이 있는 김수환씨(35·연수구 연수동)는 “서울지하철처럼 좌석 밑에 수동 개폐장치가 있는 줄 알았으나 최근 신문을 보고 인천지하철에는 출입문 위에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승객이 기관사에게 연락할 수 있는 비상호출기가 어른 손도 쉽게 닿지 않는 곳에 달려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천시 소방본부는 21일부터 시작해 28일까지 몇 개 역사를 골라 ‘가상화재 현지출동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승객이나 전동차와는 무관하게 이뤄지고 있다. 좀더 지하철 직원과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안전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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