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반달가슴곰 지리산 서식 확인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48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10월 초 포착된 지리산의 야생 반달가슴곰. - 사진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10월 초 포착된 지리산의 야생 반달가슴곰. - 사진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에 살고 있는 야생 반달가슴곰이 정부 관련기관에 의해 처음으로 포착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초 열감지 센서가 부착된 무인카메라를 이용해 지리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반달가슴곰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며 촬영한 반달곰의 사진을 17일 공개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0년 11월 지리산에 야생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다는 방송보도 이후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추적한 결과 촬영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무인카메라로 찍은 필름을 일본 반달가슴곰연구소와 서울대, 국립환경연구원 등의 국내외 전문가에게 보내 검증한 결과 야생 반달가슴곰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찍힌 반달가슴곰은 무게가 100∼120㎏인 나이 6, 7세의 다 자란 곰으로 물웅덩이로 샘물을 먹으러 내려왔다가 무인카메라에 포착됐다.

공단측은 “털과 배설물, 나무에 난 상처 등을 조사한 결과 반달곰이 5마리 이상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로써 지리산국립공원에는 개체 수는 적지만 반달가슴곰이 꾸준히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국립환경연구원은 9월 전국적으로 적어도 21마리의 야생 반달가슴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야생 반달가슴곰을 보호하기 위해 지리산국립공원에의 출입통제와 밀렵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반달가슴곰의 개체군을 유지하기 위해 종(種) 복원 사업을 펴기로 했다.

반달가슴곰은 한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서식하며 몸 전체를 검은색 또는 적갈색의 털이 덮고 있지만 가슴에는 ‘V자’ 모양의 흰털이 나 있다. 환경부는 1982년 반달가슴곰을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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