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수방대책 5개년사업’ 4년 지나도 공정률은 10%

  • 입력 2002년 7월 10일 18시 38분


서울 성동구 용답동의 '신답빗물펌프장' 공사 현장 - 박경모기자
서울 성동구 용답동의 '신답빗물펌프장' 공사 현장 - 박경모기자
장마에다 태풍까지 연이어 북상하고 있어 수해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전국 상습 침수지역의 수해방지 공사가 적기에 마무리되지 못해 집중호우 시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수해복구 공사를 벌이면서 건설한 다리의 교각이 오히려 물 흐름을 방해하는 등 부실한 수방공사가 홍수 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도 수방공사 중〓1996년 이후 매년 극심한 물난리를 겪었던 경기 파주시 연천군 지역에는 여전히 하천 제방공사가 한창이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경기 파주시 파평면 눌노리 임진강변에는 100여m 구간이 아직도 흙으로 된 임시 제방인 상태여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경기 파주시 적성면 어유지리 임진강변과 연천군 미산면 아미리와 동이리 등지에서도 제방공사가 한창이어서 수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들 지역은 최근 매년 침수 피해를 당했던 지역이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다른 곳보다 크지만 행정 당국은 예산이 늦게 배정됐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서울시도 1998년 홍수 피해 이후 4500억원을 들여 ‘수방대책 5개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 4년째인 올해까지도 전체 32개 사업 중 용산구 삼각지 펌프장, 광진구 광장펌프장 등 8개 사업은 공정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진행 실적이 저조한 상태다.

또 지난해 큰 침수 피해를 본 관악구 신림동, 구로구 구로3동, 강서구 방화2동, 금천구 시흥1동 등 13곳에 빗물펌프장을 설치하는 공사는 기본 설계만 끝낸 채 아직 공사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하천정비의 경우에도 동대문구 중랑천의 준설 공사가 진행돼 왔으나 우기를 맞아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전남지역의 경우 98년부터 2002년까지 총 3925억원을 들여 680곳에 대한 방조제 개보수 사업을 벌이기로 했으나 올해까지 개보수를 완료한 방조제는 507곳에 그쳐 나머지 173곳은 2005년 이후로 미뤄졌다.

영남의 경우 태풍이나 장마에 가장 취약한 곳은 낙동강 제방이다. 특히 강 수위와 들판의 높이가 비슷한 경북 고령, 성주, 칠곡군 등 하류지역은 장마철만 되면 낙동강 둑(8m가량)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있다.

▽실효성 없는 수방공사〓1996년과 1998년 대규모 침수 피해를 겪은 경기 파주시 문산읍 인근 동문천의 경우 수방공사가 완료됐으나 이 하천을 지나는 문산교와 문산철교의 교각이 각각 16개씩이나 지나치게 촘촘히 건설된 데다 교각이 비스듬히 설치돼 오히려 물 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최근 공사가 완료된 문산읍 인근의 문산천과 동문천의 제방공사는 인근 선유리 일대 미군 부대 옆 구간이 미군 측의 비협조로 다른 구간보다 제방 높이가 1.5m가량 낮게 조성돼 하천 범람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1998년 완전 침수 피해를 보았던 경기 동두천시 신천의 경우 주변 둔치에 주차장이 조성돼 물 흐름이 방해받아 홍수 발생 우려가 높은 상태다.

▽주먹구구 수방행정〓5호 태풍 ‘라마순’에 이어 6호(차타안), 7호(할롱), 8호(나크리도) 태풍 등이 연이어 북상 중인데도 수방당국은 전국적인 수해 방지공사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전국적인 수방공사 진척 상황은 아직 집계가 되어 있지 않다”며 “특히 각 지방자치단체가 재해위험지구 및 수해 방지 공사 현황을 제때 보고하지 않아 전체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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