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벼룩시장 쇼핑법]"싸다고 덥석 사지말고 흥정하세요"

  • 입력 2002년 1월 16일 17시 46분


‘없는 게 없어요!’ 서울 중구 황학동 벼룩시장 등 시내 벼룩시장들은 알뜰파나 이색적인 물건을 찾는 시민들로 붐비는 곳이다. 옷과 신발 등 패션잡화에서 시계 만년필 등 생활용품, TV 냉장고 등 전자제품까지 맘에 드는 중고품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싸다고 함부로 사지 말고 이곳저곳 둘러본 뒤 반드시 주인과 두세 번 흥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벼룩시장 쇼핑법’이다.

▽황학동벼룩시장〓1950년대 중반부터 청계7가와 8가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벼룩시장의 대명사로 ‘도깨비시장’ 또는 ‘만물시장’으로도 불린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큰 골동품 거래시장으로 유명했다. 한때 200여곳의 골동품점이 있었지만 대부분 장안평 등으로 옮겨가고 현재 15곳 정도만 남아 있다. 맷돌 다리미 노리개 키 등 골동품은 개성파 주부들의 애호품으로 주로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소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요즘엔 TV 에어컨 냉장고 등 3∼5년 정도 된 중고품을 새 제품의 절반 이하 값에 살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점포마다 수리시설을 갖추고 있어 수집상들이 전국을 돌며 가져온 전자제품의 부품을 교체하고 외부를 말끔히 단장해 새 것처럼 만들어 팔고 있다.

이곳에서 20년간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해온 김모씨(62)는 “점포 주인들은 이 분야에서 10년 이상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어서 어떤 제품이든 고객들이 믿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희귀 음반 또는 서적을 찾는 마니아 수집가 등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40∼60대가 주고객이지만 요즘엔 20, 30대 고객도 늘고 있는 추세다.

대기업에 다니다 지난해 11월 퇴직한 박모씨(54·서울 종로구 청운동)는 16일 “그동안 먹고살기에 바빠 취미생활을 제대로 못했는데 이젠 클래식의 멋에 흠뻑 젖어보고 싶다”며 이 곳에서 바흐의 연주곡 CD 6개를 샀다.

▽n세대 벼룩시장〓매월 1, 3주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 옆 훈련원공원에서 열린다. 99년 10월 훈련원공원을 지은 쌍용건설이 젊은이들을 모으기 위해 이벤트성 행사로 벼룩시장을 개설했다가 호응이 좋아 정례화했다.

이곳은 ‘상인 자격’을 16∼23세로 제한한 것이 특징이다. 자연히 손님도 젊은이들이 많다. 옷 신발 가방 등 자신이 쓰던 생활용품이나 직접 만든 십자수, 휴대전화 고리 등을 싼 값에 내놓고 물물교환하거나 팔기도 한다. 02-3433-7115

▽서초 벼룩시장〓매주 토요일 오전 8시∼오후3시 서초구청 양재환승주차장빌딩 앞 이면도로에서 열린다. 98년 초 서초구가 재활용품 물물교환시장을 개설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장이 서는 날이면 지방에서 올라온 고객까지 합쳐 2000여명이 찾는다.

길 양쪽에 늘어선 판매대의 주요 품목은 중고품인 옷, 신발, 소형 가전제품 등으로 웬만한 것은 500∼1000원에 살 수 있다.

구청에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자리를 배정받는다. 02-570-6490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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