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운전예절]송채환/끼어들땐 깜박이 켜주세요

  • 입력 2000년 4월 24일 19시 09분


나는 운전을 제대로 배웠다는 소리를 듣는다. 10년 전 운전면허를 딴 뒤 아버지와 함께 도로연수를 할 때 한달간 아침 저녁으로 ‘쥐어 박히면서’ 실전을 배웠다. 아버지로부터 혼이 나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깜박이’라고 불리는 방향지시등을 켜는 버릇이다.

약 한달 전 서울 마포대교를 건너 88올림픽도로를 탈 때의 일이다. 기분 좋게 질주하고 있는데 옆 차가 갑자기 내 차로로 끼어들었다. 깜박이만 켰더라도 양보를 했을 텐데 아무 신호도 없이 막무가내로 끼어드는 바람에 제 때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급브레이크를 밟아 겨우 사고는 면했지만 가슴이 철렁했다.

아파트나 주택가 골목길에서도 깜박이는 중요하다. 특히 큰 길에서 골목길로 우회전하는 경우 깜박이를 켜지 않으면 뒷 차는 직진하는 줄 알고 그대로 따라가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해 들이받는 경우가 생긴다.

시내에서도 깜박이를 켜지 않고 슬금슬금 차로를 넘는 차량이 많다. 나로서는 도대체 저 차가 이쪽으로 넘어오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운전자가 술에 취한 건 지를 알 수가 없다. 차로를 넘나들며 곡예운전을 하는 택시의 경우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깜박이를 켜는 동시에 차로를 넘는 차량도 부지기수다. 차로를 바꿀 때는 깜박이를 켠 뒤 적어도 2, 3초간 여유를 갖고 옆 차의 양보 의사를 확인한 다음에 바꾸는 게 정석이다.

여하튼 나는 차로를 바꿀 때는 뒤에 차가 있든 없든 반드시 깜박이를 켠다. 남들은 결벽증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하지만 이런 습관은 다른 차, 나아가서는 나의 안전운전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에티켓으로 여기고 있다.

송채환(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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