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들 "남들과 달라야 산다" 특성화 바람… 정부도 지원

  • 입력 2000년 2월 24일 19시 40분


전문대인 대구보건대는 쉬는 날이 없다. 다른 대학의 방학기간(연간 148일)에 243개 과목을 개설해 2만1300명의 학생이 수강했고 주말 휴일(연간 67일)에 16개의 특강을 개설해 1만1470명의 학생이 수강했다. 이 대학이 ‘휴일 없는 대학’을 만든 이유는 딱 하나. 학생들이 1년 가운데 5개월에 해당하는 방학기간에 놀면서 실무형 전문가가 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

대구보건대측은 산업현장과 같은 조건의 실습실을 학교에 설치, 학생들에게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교육 결과를 기록한 ‘전문직업능력보증노트’를 준다. 이제 기업체에서도 이 대학 출신자들에게 ‘전문직업능력보증노트’를 제출할 것을 요구할 정도가 됐다.

전문대학들이 다른 대학이 넘볼 수 없는 특성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진주전문대는 학교에 8개 식품 관련 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할 정도로 산학 협동체제를 갖췄다.

이 대학은 주장생도라지 등 10개 업체에 43개의 식품 및 디자인 개발을 지원했다. 그 결과 장생도라지는 홍콩국제박람회에서 1억달러 어치의 수출계약을, 초원식품은 일본에 1억달러 어치의 김치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동강대는 광주 전남지역 중소기업의 홍보와 판로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전자상거래지원센터’를 설치, 우수 공산품 직거래 사이버 상점을 개설해 300여개 업체의 1000여개 상품을 소개하고 214개 업체에 무료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줬다.

대원과학대는 학교 소재지인 충북 제천에 국내 7개 시멘트 업체 가운데 5개가 있는 점에 착안, 시멘트 업체와 산학협동사업을 추진했다. 이 대학은 기계설계과 환경공학과 세무회계과 등으로 ‘기술지원센터’를 구성, 안전점검 환경문제 등 9건의 기술을 지원했다. 또 학생들을 보조연구원으로 참여시켜 이들이 졸업한 뒤 곧바로 시멘트 업체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25일 31개 전문대가 참여하는 ‘전문대학 특성화 우수사례 발표회’를 갖는다. 교육부는 지난해 82개 전문대에 300억원을 지원, 특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하준우기자> haw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