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부인사]지역안배 신경…호남『역차별 서운』

  • 입력 1999년 2월 19일 19시 29분


검찰간부 인사의 특징은 ‘철저한 지역안배’로 요약할 수 있다.

고검장 및 검사장 빈 자리와 지방검사장 요직이 지역별로 골고루배분됐다.

이같은 인선에 대해서는 일단 과거 정권처럼 특정지역 출신이 요직을 독점한다는 비난을 지우고 지역 화합을 이뤘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앞선다.

그러나 인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경력과 능력 등의 요소가 뒷전으로 밀리고 ‘출신지’가 우선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앞뒤가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사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한 호남출신은 “차별에 이어 ‘역차별’인가”라며 서운한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검장 승진은 일찍부터 경북고를 나온 박순용(朴舜用)서울지검장 몫으로 굳어졌다.

검사장 승진인사는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사법시험 13회의 김대웅(金大雄)동부지청장과 PK(부산경남)출신인 정홍원(鄭烘原·사시14회)남부지청장은 각각 서열과 지역배려 차원에서 승진이 일찍 확정됐다.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호남출신의 정충수(鄭忠秀·사시13회)지청장과 경기 여주출신의 이범관(李範觀·사시14회)청와대 비서관이 치열하게 경합하다 19일 법무장관이 대통령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비서관으로 최종 결정됐다.

검사장중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지검장에는 대전고를 나온 김수장(金壽長·사시8회)부산지검장이 입성했다. 사시8회는 동기 3명이 서울지검장을 연속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지검장 인사에서도 ‘동서화합’이 적용됐다. 사시12회에게 처음 배당된 지검장 두 자리를 PK출신의 이종찬(李鍾燦)대검 총무부장과 조준웅(趙俊雄)광주고검 차장이 차지한 것.

호남출신들은 주춤했다. 목포고 출신의 신승남(愼承男·사시9회)검찰국장은 서울지검장 임명이 유력했으나 거꾸로 출신지역이 약점으로 작용해 ‘30년만의 호남출신 서울지검장’을 포기해야 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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