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컴퓨터과목 추가]관련부처-학교 『일정 빠듯』

  • 입력 1998년 2월 27일 20시 07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컴퓨터의 대학입시과목 포함 및 초등학생 조기컴퓨터교육 방침을 천명함에 따라 교육부 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와 일선 학교, 산업계에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취임사가 나온 후 실국별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며 “올해 중3학생이 수능시험을 치르는 2002학년도부터 컴퓨터를 입시과목에 포함시키려면 올해 안에 초중고교 컴퓨터 교육과정을 확정해야 하므로 일정이 매우 촉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안에 컴퓨터를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하고 교사양성 교과서 마련을 서둘러야 내년부터 달라진 교육과정에 따라 컴퓨터교육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국 초중고교에서 컴퓨터를 정규과목으로 가르치려면 현재 진행중인 교육정보화 3개년계획이 제대로 추진되어야 하는데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예산이 많이 삭감되어 시설투자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 일선 학교에서 컴퓨터교육을 맡을 전임교사도 현재 절반밖에 확보되지 않아 전문 교사확보도 시급한 문제.

정보통신부 안병엽(安秉燁)정보화기획실장은 “컴퓨터 전문교사를 확보하고 초중고교의 정보화 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현황파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시행시기는 국민회의측의 구상대로 2002학년도 대학입시 때부터 컴퓨터를 선택과목으로 하는 방안이 유력해졌다.

이용태(李龍兌)한국정보산업연합회장은 “고교에서 컴퓨터를 정규과목으로 가르쳐야 하고 수능시험은 수리탐구에 포함시켜 필기시험만으로 충분히 치를 수 있다”며 “컴퓨터를 대학입시에 도입하면 5년 이내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국민이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허운나(許雲那·교육공학)한양대교수는 “초등학생의 경우 컴퓨터 과목을 새로 만들기보다 국어 사회 수학 등 기존 과목에 컴퓨터를 이용한 수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정규과목으로 채택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1백만원이 넘는 PC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학부모들의 부담도 만만찮다. 특히 교육열기가 과열될 경우 자칫하면 신종과외를 유발할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컴퓨터업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컴퓨터특수’에 벌써부터 들떠 있다. 올해부터 매년 50만대 이상의 가정용 PC 수요가 신규로 발생하고 일선학교에 보급된 PC도 신기종으로 교체될 것으로 보여 PC시장이 80%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종전에는 중학교 2,3학년이 돼야 부모들이 컴퓨터를 사주었지만 앞으로는 초등학생으로 구입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진·이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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