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빈 지하철광고판 『주인찾습니다』…공익광고 대부분

  • 입력 1998년 2월 22일 20시 16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서울이 빨라집니다’(서울시), ‘잘 보면 보입니다’(안전기획부), 새로운 탄생 새로운 경영 새로운 서비스’(도시철도공사). 광고틀에 ‘광고’가 없다. 아예 텅 비어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이같은 공익광고나 공공기관의 메시지뿐이다. 물론 ‘돈’이 되지 않는다. 서울 지하철 전동차와 구내 광고틀의 요즘 모습이다. 한때 광고틀을 빽빽이 채우던 상업광고는 온데간데 없다. 지하철광고가 IMF한파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 운영)나 도시철도공사(5∼8호선 운영) 모두 마찬가지다. 지하철 3,4호선의 경우 광고계약 기간이 끝나도록 계약 희망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공사측을 애태우고 있다. 지난해 80%를 오르내리던 광고점유율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1만9천개 광고틀중 1만여개가 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10월 이후 광고료를 못내고 있는 4개 광고대행사와의 계약을 최근에 해지했다. 이들 업체의 연체총액은 52억1천5백만원. 또 나머지 10여개 업체가운데 광고료를 제때 내는 업체는 하나도 없다는 게 공사측의 설명이다. 1천1백50개의 광고틀 가운데 4백여개를 뺀 나머지는 텅 비어 있는 상태다. 공사측은 빈 틀을 명시(名詩)나 공익광고로 채워 ‘썰렁함’을 줄여볼 생각. 도시철도공사 김규찬(金圭燦)기획조정처장은 “승객은 늘었지만 광고가 없어 전체수입은 줄어 들었다”며 “업체들이 워낙 갑작스럽게 광고를 중단,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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