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보다 감봉이 생산성 높인다』…노사 「함께살기」확산

  • 입력 1997년 12월 4일 19시 53분


『노사가 함께 살아야 한다』 「IMF시대」를 맞아 극심한 고용불안이 야기되고있는 일선 사업장 곳곳에서 이제는 정말로 노사가 공생(共生)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는 절박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앞다퉈 대량감원 계획을 내놓던 분위기는 점차 수그러드는 대신 임금동결 근로시간단축 생산과정개선 등으로 구조조정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몰아치는 감원태풍 앞에 근로의욕을 잃어가던 근로자와 노조들도 회사측이 고용안정을 약속한다면 임금안정과 생산성 향상에 협력하겠다며 호응하고 있다. ▼노사공존 분위기 확산〓이미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기업들에서 고용안정과 경영합리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뼈를 깎는 노력이 시작됐다. 대우그룹이 2일 감원없이 임금안정 관리성경비절감 등으로 경영합리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한 것을 비롯, 현대중공업 한국프렌지 효성중공업 한국중공업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고용안정을 약속했다. 특히 부산 동성화학 노사는 『노조는 임금동결과 임원급여 10%반납, 연봉제 도입 등을 통해 총액기준 경비를 30% 절감하고 회사는 고용안정을 약속한다』고 합의했다. 이같은 추세에 대해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노사공존은 바람직하다는 차원을 넘어 내년에 더 심각한 혼란을 맞지 않기 위해 반드시 선택해야할 생존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노사관계 전망〓한국노동연구원 선한승(宣翰承)박사는 『내년 노사관계는 경제가 워낙 어려워 파업할 여건이 안되므로 노동운동이 침체된 상태에서 안정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반대로 대량감원이 남발될 경우 벼랑끝까지 몰린 해고대상자들의 집단행동으로 노사분규가 악화하는 최악의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선박사는 『사용자들은 감원을 남발할 경우 사회 전체적으로 불안심리와 해고대상자들의 집단행동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먼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동계도 이제는 경제파탄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규탄하기에 앞서 「임금삭감을 감수하면서도 생산성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줘 기업주들이 감원없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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