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대 교육개혁안]차세대 국가지도층 육성

  • 입력 1997년 6월 27일 19시 55분


지난 25일 「서울대 창업 신기술 네트워크」 개소식에 참석한 崔在英(최재영)동아엔지니어링사장은 오찬석상에서 동아건설 사장으로 있을 당시의 뼈아팠던 기억을 참석자들에게 들려줬다. 10년 공기(工期)의 리비아 대수로 공사 계약을 맺을 때 처음에 무심코 달러로 계약을 했다가 환율이 떨어지는 바람에 공사를 끝내고 보니 환차손만으로 3억달러의 손해를 봤다는 것. 최사장은 『경영 마인드가 부족한 엔지니어들이 계약을 주도했기 때문에 아주 기본적인 사항을 미리 계산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같은 점에서 볼 때 서울대 공대가 26일 밝힌 「새로운 세기에 대비한 서울대공대의 교육혁신안」은 시대 변화에 발맞춘 바람직한 모색이라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이번 교육개혁안의 목표는 △전문성 △사회경제적 접근능력 △기획능력 등 지도자로서 요구되는 전인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 특히 이같은 교육을 바탕으로 지금까지는 공대 출신자들의 취약지였던 정관계에도 많은 학생을 진출시킨다는 복안이다. 경제학 행정학 법학 등 소위 고시과목에도 큰 비중을 두겠다는 것도 이런 의도를 반영하는 것. 서울대 朱承基(주승기·재료공학부)교수는 『갈수록 엔지니어 사장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공대 차원에서 전공분야뿐 아니라 지도자로서 필요한 다방면의 교육으로 교과과정의 폭을 확대한다는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학교육 방향이 선진국의 대표적 공과대학들이 추구하는 교육방향과도 일치한다고 말한다. 일본 도쿄(東京)대나 미국 MIT대의 경우 오래전부터 국가 지도자 양성을 교육의 기본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 이번 개혁안에는 「산업과 사회의 지도자 육성」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즉 엔지니어들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21세기에 대비, 공대 졸업생들을 「파워 엘리트」로 사회 전반에 고루 분포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금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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