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준화高 내신파문]「본고사 폐지」불거진 이해다툼

  • 입력 1997년 6월 25일 20시 21분


비평준화지역의 25개 고교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불리한 내신성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전학원 시위」를 벌이고 있어 내신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비평준화 고교 학부모들의 불만은 교육부가 지난 95년 교육개혁과제의 하나로 그동안 과열입시경쟁의 큰 요인이었던 대학별 필답고사(본고사)를 폐지하고 더 나아가 상대평가에 의한 내신성적을 필수 전형요소로 활용하도록 한데서 비롯됐다. 일반학생들은 대체로 본고사 폐지가 입시부담을 덜 수 있는 조치로 받아들인 반면 선발고사를 거쳐 비평준화 고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수능성적이 전반적으로 우수한데도 자기들끼리 상대적인 내신성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어 불만을 갖게된 것. 즉 평준화 고교와 비평준화 고교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된 것이다. 비평준화 고교 학생들은 종전에는 내신이 나쁘더라도 본고사에서 만회할 수 있었으나 본고사가 없어지는 바람에 「기대이익」이 사라진 것. 지난 2월 헌법소원까지 낸 비평준화 고교 학부모들은 수능성적에 의한 석차백분율로 산출하는 비교내신제를 실시하거나 비교내신과 일반내신중 택일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원 전학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이를 「집단 교육이기주의」로 일축하고 정책변경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교육부는 국민적인 공감을 얻고 있는 본고사폐지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특정집단의 주장에 따라 정책을 변경할 수는 없으며 스스로 선택한 비평준화 고교에 대해 또다른 특별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또 학교생활기록부에 의한 내신은 과목별 석차만 제시하고 반영방법은 대학이 자율 결정할 사항인데다 외형반영비율이 40%이상이지만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주요대학의 실질반영률은 5∼8%에불과,내신이불리하다는것은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본고사가 없어졌지만 논술고사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이라면 여기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교육부는 학부모들이 우수한 비평준화 고교를 버리고 자녀를 실제로 일반고교로 전학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으나 학부모들은 비평준화 고교 3만8천명 전원의 전학원을 곧 다시 낼 계획이라고 밝혀 내신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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