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班 30명중 10명 「먹거리 찾기」 결석

  • 입력 1997년 6월 23일 20시 04분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은 교육현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통일교육연구팀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 사이 북한을 탈출한 18명을 면담조사해 펴낸 「북한 김정일의 교육정책과 현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식량을 구하기 위해 교사들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 내용은 24일 열릴 「통일대비 교육포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북한에는 한 학교에 보통 30여명의 교사가 근무하고 있는데 이중 10∼15명씩으로 조를 나눠 1주일씩 두만강 압록강이나 농촌 지역으로 보낸다는 것. 학교에선 이를 공식출장으로 인정하고 통행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남아 있는 교사는 여러 학급의 수업을 동시에 맡게 되는데 의욕이 떨어져 정상수업이 거의 어려운 형편이라고 귀순자들은 밝혔다. 학생들 역시 학업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 한 학급 30여명중 결석학생이 5∼10명씩에 이르며 이들은 대부분 부모를 따라, 또는 자기들끼리 무리를 지어 식량을 구하러 다니거나 무작정 집을 나온다. 시장과 공공기관에선 학생들이 먹을 것을 훔치다 잡히는 사례가 많고 최근 범죄의 절반 이상을 청소년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현장은 이처럼 피폐해지고 있지만 金正日(김정일)우상화 교육은 훨씬 강화되고 있다. 지난 94년 金日成(김일성)이 사망한 뒤 교육과정 개편작업에 착수, 올 초 마무리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송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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