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이집트를 중동진출 교두보로

  • 입력 1996년 11월 11일 20시 26분


중동평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12일부터 14일까지 제3차 중동 북아프리카(MENA)경제회의가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개최된다. 「미래건설, 투자가에게 유리한 여건조성」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MENA회의에는 세계각국의 고위관리와 기업인 등 3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MENA회의는 중동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유지를 위해서는 경제성장과 발전이 수반돼야 한다는 인식하에 역내 경제협력 투자증진 등을 목적으로 열린다. 지금까지 카사블랑카 암만에서 열린 두차례 회의를 통해 MENA개발은행 창설, 관광협력체 설립, 고위기업위원회 설치 등이 합의됐고 현재 후속조치에 관한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성과는 이같은 역내문제의 논의와 협력증진을 통해 MENA회의가 중동평화를 앞당길 것이라는데 있다. 우리로서는 중동평화 정착과정에서 이 회의가 우리의 실익을 증진시킬 좋은 계기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이집트를 중동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집트는 우리와의 지리적 거리나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산업구조가 보완적 관계에 있다. 인구 6천만명의 대규모 내수시장과 저렴한 노동력도 큰 이점이 된다. 나아가 이집트는 정치 경제적으로 중동의 주도세력이고 지정학적으로도 아랍 북아프리카의 중심지역이다. 따라서 아랍 유럽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서 뛰어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지역의 정세는 우리의 큰 관심사다. 우선 우리 경제가 중동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경제사회이사회의 이사국으로서 중동평화정착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수행이 요구되기도 한다. 경제적인 실익 면에서도 중동지역과의 투자 및 교역증진과 관련한 여건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70년대 중동건설붐과 달리 이제는 우리의 기술과 자본을 현지 노동력과 접합시켜 나감으로써 부가가치의 극대화 전략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또 중동지역 정세가 안정될 경우 정치논리를 벗어나 순수한 경제논리에 의해 접근할 수도 있게 된다. 이는 우리의 이집트 중동지역 진출과 관련한 운신의 폭이 훨씬 커진다는 의미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도 정부대표단과 많은 기업인들이 참가한다. 중동평화와 안정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이번 MENA회의와 같은 계기를 「기회의 창」으로 활용해나가야 할 것이다. 임성준(주이집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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