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더 이상 총기 안전지대가 아니다」.
종전까지는 러시아제 총기가 일부 러시아 선원들에 의해 소량으로 밀반입되는 것
이 고작이었으나 이제는 국내에서 고성능소총을 모방 복제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러
허술한 불법총기류 단속체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제조책인 李春根씨(41)는 와이어 절단용 공구를 만들어 온 총기 비전문가다. 따라
서 폭력조직이 마음만 먹으면 적발될 가능성이 높은 밀수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제
고성능 총기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총책인 林秉洙씨(43)는 91년 서울 청계천에서 권총 1정과 이번에 적발된 독일제
「에르마 베르크」소총 3정, 실탄 3천발을 1천2백만원에 구입, 보관해 오다 93년 6
월 가정문제로 총기를 난사하는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경찰은 당시 林씨의 집을
수색해 권총 1정과 소총 2정을 발견하고 압수했으나 林씨가 분해해 은밀한 곳에 숨
겨 놓은 나머지 소총 1정은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林씨는 10개월의 실형을 복역하고 출소한 뒤 돈을 벌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李
씨에게 분해한 소총을 보여준 결과 복제생산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대량생산, 판
매하기 위해 지난 4월 4정을 시험제작한 뒤 성능시험까지 마쳤다. 이들은 이 총을
저격용으로 쓸 수 있도록 소음기도 함께 복제했으며 조준경은 일본에서 수입해 부착
했다.
특히 李씨는 선반과 밀링 드릴링머신 등을 이용해 별다른 어려움 없이 1개월여만
에 소총 4정을 복제하는 실력을 발휘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
경찰은 소총을 구입한 徐英奎씨(64)와 權鍾一씨(38)가 사냥과 판매용으로 샀다고
주장하는데다 폭력조직과의 관계가 드러나지 않아 일단 이들의 진술이 사실인 것으
로 믿고 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국내에서 제작된 고성능 사제총기의 숫자가 제대로 파악되
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성능 사제총기까지 국내에서 복제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특별대책이 강구
되지 않는 한 외국영화에서나 보던 폭력조직간의 총기난사나 요인 암살 등의 강력범
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이 사건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의 우
려다.
〈부산〓石東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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