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만 대학 가려면 1차에 4, 5회 지원하라”

김도형기자 , 최예나기자 입력 2012-08-08 03:00수정 2015-05-2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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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부터 지원횟수 6회로 제한… 진학상담 급증
“방학이지만 주말까지 상담이 밀려 있죠. 하루에 상담하는 학생이 15명도 넘어요. 쉴 시간이 없지만 기분은 좋네요.”(김성길 인천 연수고 진로진학상담교사)

“지난해에는 상담 신청하고 펑크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다 와요. 밤에도 전화가 와서 번호는 알려주지 못할 정도죠.”(송선용 인천 광성고 진로상담부장)

16일 시작되는 대입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를 앞두고 일선 고교 진학 담당 교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해부터 수시 지원 횟수가 1인당 6회로 제한돼 상담 교사를 찾는 학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묻지 마 지원’에서 벗어나 ‘전략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느껴 교사를 찾아 상담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 전략적 지원 필요, 상담 쇄도


올해 수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시 지원 횟수 제한이다. ‘6회 제한’이지만 실제로 원서를 넣을 수 있는 대학은 6곳보다 더 적을 수 있다. 같은 대학이라도 모집단위나 전형이 다르면 다른 곳에 지원한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서를 낸 대학이 다음 달 초 발표되는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되면 지원을 취소하고 다른 대학에 원서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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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서울 성수고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지난해까지는 무제한으로 원서를 쓰다 보니 학생들이 알아서 판단했다. 하지만 올해는 1, 2차에 각각 몇 개를 쓸지 고민한다. 방학이지만 하루에 평균 10명 정도의 학생과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영준 서울 보성고 진학부장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상담을 하지 않고 원서를 넣었다. 우리 학교에도 20개 넘는 대학에 지원한 학생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학생들이 신중해졌다”고 전했다. 송 부장은 “지난해까지는 학생들이 ‘떨어지면 말고’라는 식으로 지원하다 보니 교사들도 ‘알아서 지원서를 쓰라’고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교사들이 학교생활기록부, 모의고사 성적 등을 다 따져 여섯 번을 정확히 설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바뀐 제도로 교사 역량과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진학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지난해 학생 100명 이상 고교(2165곳)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처음 배치한 진로진학상담교사 가운데는 입시 경험이 부족한 교사가 적지 않다.

서울 A고의 한 교사는 “대학마다 전형이 워낙 복잡해서 컴퓨터나 가정 등을 가르치다 처음 진로교사가 된 교사들은 어려워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서울 B고의 한 교사도 “교육특구나 사립학교는 진학 관련 경험과 정보를 많이 축적하고 있다. 그런 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아닌 학생 간에는 지원 전략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교육업체들은 지난달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일대일 컨설팅과 합격전략 설명회를 개최하며 수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설명회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상담 신청이 들어왔다. 6회 제한 때문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 전략적인 수시 1, 2차 지원 배분

전문가들은 수시 지원 횟수를 제한해도 경쟁률은 그리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6번까지 지원할 계획이 없던 수험생도 모두 원서를 넣고,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 수시를 포기했던 학생도 일부 대학 지원율이 낮아질 거라는 기대감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부, 모의고사 성적, 대학별 고사 경쟁력을 분석해 지원 횟수를 수능 전후로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시에서 꼭 합격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수시 1차에 4, 5회, 2차에 1, 2회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시 경쟁력이 강하다면 그 반대다.

1차에 원서를 접수하는 서울 소재 대학의 학생부 중심 전형은 경쟁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논술이나 면접 변수가 없어 학생부가 좋은 학생만 지원하는 데다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대는 지원율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보다 학생부가 좋은 학생들은 지방의 여러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지원율이 하락할 것 같다. 지방대 지원자는 내신 성적이 지난해 합격자보다 조금 낮아도 과감하게 지원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가장 많은 학생이 지원하는 논술 중심 전형은 9월 모의평가 성적에 따라 대학별 경쟁률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모의평가가 쉽게 출제되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상위권 대학에 지원자가 몰릴 것이다. 반면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버거운 수험생은 섣불리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지 못할 것이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전략연구실장은 “논술 중심 전형은 워낙 결시생이 많았기 때문에 실질 경쟁률은 비슷할 것 같다”며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부 대학이나 학과에 적극 지원해보는 것도 한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적성고사 중심 전형은 선호도가 높은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경쟁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러 대학에 중복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 전형이었기 때문이다. 내신과 수능 성적이 모두 좋지 못하다면 눈높이를 낮춰 지원하는 게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입학사정관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낮고 내신 영향력이 크지 않은 대학의 지원율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입학사정관전형은 대개 비교과영역과 서류로 내신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원한다. 하지만 내신 반영비율이 높고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하는 상위권 대학은 반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지원 횟수를 갉아먹을 도전을 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무경 인턴기자 고려대 철학과 4학년
#수시#지원횟수#진학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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