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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기러기 발자국[이준식의 한시 한 수]〈10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4/09/106323412.1.jpg)
인생 도달하는 곳 무엇과 같을까.기러기가 질척거리는 눈밭을 밟는 것과 같으리.진흙 위에 어쩌다 발자국 남긴대도 기러기 날아가면 어찌 동서쪽을 가늠하랴.노승은 이미 죽어 탑 속에 들었고 벽은 허물어져 우리가 남긴 시는 찾을 길 없구나.지난날 험한 산길 아직 기억하는지? 길은 멀고 지친 …
![버들솜[이준식의 한시 한 수]〈10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4/02/106208669.1.jpg)
어지러이 늘어진 버들가지 누레지기도 전에 따스한 봄바람 덕에 기세 한껏 떨치고 있다. 버들솜 날리며 해와 달 덮을 줄만 알았지세상에 차가운 서리가 있다는 건 알지 못하네.(亂條猶未變初黃, 倚得東風勢便狂. 解把飛花蒙日月, 不知天地有淸霜.)―‘버들을 읊다(영류·詠柳)’ 증공(曾鞏·101…
![연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10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3/26/106090166.1.jpg)
연 지방엔 풀들이 푸른 실처럼 가늘겠지만이곳 진 지방 뽕나무는 초록가지를 낮게 드리웠네요.당신이 간절하게 집 생각하실 때 저 역시 애간장이 다 녹아나요. 알지도 못하는 봄바람이여, 무슨 일로 비단 휘장으로 들어오는지?(燕草如碧絲, 秦桑低綠枝. 當君懷歸日, 是妾斷腸時. 春風不相識, 何事…
![봄비에 젖다[이준식의 한시 한 수]〈10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3/19/105953863.1.jpg)
좋은 비 때를 아는 듯 봄 되자 천지에 생기를 주네.바람 타고 몰래 밤에 찾아와 부슬부슬 소리 없이 만물을 적신다.들길은 온통 구름으로 캄캄하고 강에 뜬 고깃배 불빛만 환하다.새벽이면 붉게 젖은 곳 보게 되리니, 꽃들이 금관성에 흐드러져 있을 테지.(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 隨風潛入夜…
![바위에 꽂힌 화살[이준식의 한시 한수]〈9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3/12/105842341.1.jpg)
캄캄한 숲 풀들이 놀란 듯 흔들대자 장군은 한밤중에 활시위를 당겼지.날 밝아 흰 화살 깃 찾아봤더니 바윗돌 모서리에 박혀 있었네.(林暗草驚風, 將軍夜引弓. 平明尋白羽, 沒在石H中)―‘새하곡(塞下曲)’ 제2수·노륜(盧綸·739∼799)
![이백을 감동시킨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9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3/05/105729978.1.jpg)
옛사람 황학 타고 이미 떠났고 이곳엔 덩그마니 황학루만 남아 있네.황학은 가버린 후 돌아오지 않고 흰 구름만 천년토록 하릴없이 흐른다.맑은 물엔 반들반들 한양의 숲 어른대고 향초는 더북더북 앵무섬에 무성하다.해는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쯤일까. 강 위에 핀 물안개에 마음만 스산하네.(昔人…
![하늘 끝도 이웃[이준식의 한시 한 수]〈9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2/26/105622668.1.jpg)
삼진으로 에워싸인 장안 궁궐, 자욱한 안개 속에서 촉 땅을 바라보네.그대와 작별하는 이 마음, 우린 다같이 벼슬 때문에 객지를 떠도는 신세.세상에 자신을 알아주는 이 있다면 하늘 끝에 있대도 이웃 같으리.이별의 갈림길에 선 우리, 아녀자처럼 눈물로 수건 적시진 마세.(城闕輔三秦, 風煙…
![희망찬 이별[이준식의 한시 한 수]〈9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2/19/105491011.1.jpg)
울울창창 언덕의 풀, 해마다 한 번씩 시들었다 무성해지지.들불인들 다 태울소냐, 봄바람 불면 다시 돋아나는 걸.향초는 저멀리 옛길까지 뻗어있고 해맑은 푸르름은 옛 성에 닿아있네.다시금 그대를 떠나보내려니 봄풀처럼 그득한 석별의 정.離離原上草, 一歲一枯榮. 이리원상초, 일세일고영.野火燒…
![결백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9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2/05/105290960.1.jpg)
물과 때가 언제 서로를 받아주었던가. 자세히 보면 둘 다 그런 적이 없지. 등 밀어주는 사람이여, 온종일 팔 움직이느라 노고가 많으시네.살살 하게, 살살. 거사는 원래 때가 없다네.水垢何曾相受. 細看兩俱無有. 수구하증상수. 세간량구무유.寄語揩背人, 盡日勞君揮肘. 기어개배인, 진일로군휘…
![눈에 담긴 사연[이준식의 한시 한 수]〈9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1/29/105176232.1.jpg)
뭇 산에 새들은 더 이상 날지 않고/길이란 길에는 사람 자취 사라졌다.외로운 배 위엔 도롱이에 삿갓 쓴 노인/눈 내리는 차가운 강에서 홀로 낚시질.(千山鳥飛絶, 萬徑人종滅.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눈 내리는 강(江雪)’ 유종원(柳宗元·773∼819)
![이 연못이 맑은 까닭은[이준식의 한시 한 수]〈9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1/22/105040709.1.jpg)
반 이랑 크기의 네모난 연못이 거울처럼 펼쳐져 /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그 안에 일렁인다.묻노니 이 연못은 어찌 이리도 맑을까. / 발원지에서 쉬지 않고 물이 흘러들기 때문이지. (半畝方塘一鑒開, 天光雲影共徘徊. 問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책을 읽다 든 생각(觀書有感·제1수…
![매화, 선비의 풍모[이준식의 한시 한 수]〈9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1/15/104931865.1.jpg)
우리 집 벼루 씻는 연못가에 매화나무, 꽃 핀 자리마다 옅은 먹 자국.사람들이 그 고운 빛 자랑하지 않아도 맑은 향기 오롯이 온천지에 넘쳐나네.(吾家洗硯池頭樹, 箇箇花開淡墨痕. 不要人誇好顔色, 只留淸氣滿乾坤.)―‘먹으로 그린 매화(墨梅)’ 왕면(王冕·1310∼1359)
![친구 생각[이준식의 한시 한 수]〈9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1/08/104825533.1.jpg)
시각을 알리는 차가운 북소리 새벽으로 향해 갈 때/맑은 거울 앞에서 노쇠한 모습 비춰본다. 창 너머 댓잎은 바람에 놀란 듯 흔들리고/문을 여니 흰 눈이 온 산에 가득하다. 눈발 날리는 깊은 골목은 더없이 고요하고/눈 쌓인 너른 정원은 마냥 한갓지다. 묻노니 그대는 은자 원안(袁安)의 …
![소박한 축복[이준식의 한시 한 수]〈9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1/01/104724313.1.jpg)
섣달 농가의 술이 탁하다 비웃지 마소. 풍년이라 손님 드릴 닭과 돼지고기 넉넉하다오.산 첩첩 물 겹겹, 길이 없으려니 했는데 짙은 버들 환한 꽃, 마을이 새로 펼쳐지네.피리와 북소리 이어지니 봄 제사 곧 있겠고 차림새 소박한 걸 보니 옛 풍습이 남아 있네.이젠 자주 한가로이 달빛 속을…
![제야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8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2/25/104634110.1.jpg)
금년 오늘밤이 끝나고 나면 내년 내일이 다가오리니.추위는 이 밤 따라 떠나가고 봄날이 새벽같이 도래하겠지.천지의 기운이 바뀌는 중에 낯빛도 은연중에 좋아질 테지.봄기운, 사람들이 알기도 전에 어느새 뒤뜰 매화에 스며들었네.今歲今宵盡, 明年明日催. 금세금소진, 명년명일최寒隨一夜去, 春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