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참고 바닷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채집하는 해녀. 차갑고 거친 바다에 아무런 안전장비 없이 뛰어드는 그들의 삶은 척박한 제주도민의 삶 그 자체였다. 해마다 음력 2월이 되면 제주 해녀들은 영등신(꽃샘추위를 몰고 오는 바람의 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굿을 벌인다. 영등굿이다. 그중에서…
꼭두각시 놀이는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제3호)로 지정돼 전승되는 유일한 민속인형극이다. 시골 타작마당이나 장터에 꾸민 무대에서 사람이 숨어서 조종하는 나무 인형이 관중을 웃기고울렸다.한바탕 흥겨운 꼭두각시 놀이판이 책 속에 펼쳐진다. 허풍스러운 박 첨지와 아는 척하는 딸 피조리, …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은 똑같습니다. 오차가 있긴 해도 거의 정확한 시계를 따라 째깍째깍 틀림없이 정해진 시간을 살게 되지요. 책 속 꼬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또는 학교에 들어간 친구들에게 주인공의 하루는 남 얘기로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 따위 상관없이 무엇…
프랑스 태생의 건축가이자 화가, 만화가인 저자는 딸에게 서양미술사를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모네, 고흐, 피카소 같은 화가들에게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그려 달라고 하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사조별로 대표적인 화가 31명의 특색 있는 화풍으로 재해…
‘정이’를 아시나요. 된장찌개도, 김치찌개도, 학교 급식도, 심지어 먹는 것이라면 한약까지도 맛있게 먹는 아이 말입니다. 이런 아이에게 장조림을 먹지 말라고 합니다. 입 짧은 오빠를 위한 반찬이라네요. 장조림만 먹을 수 있다면 ‘나도 편식하겠다’고 선언하던 아이입니다. 물론 그 편식,…
‘다니’라는 이름을 가진 너구리가 주인공입니다. 몸은 제법 통통한 편인 데다 짧은 팔다리에 행동은 조금 둔하지요. 그리고 이제 막 친구를 사귀기 시작한 것이 분명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너구리 다니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라 내내 웃음 짓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 읽은 뒤 아직은…
이 책은 ‘한결 같은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 마음만큼 알 수 없는 것도 없다. 김광섭 시인은 마음을 두고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이라고 했다. 소설가 한승원이 손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잔잔한 동화에 담았다. 어느 큰 절에 노(老)스님이 있었…
이 책은 여러분 주변에 있을 법한 보통 아이들 이야기입니다. 네 가지의 짧은 이야기 속에 아이들 마음이 아주 재미있게 들어 있습니다. 거기에 대응하는 어른들의 모습도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도를 좋아하는 아이’에 나오는 친구는 누구 말에나 ‘나도 그런데’ 하는 아이입니다.…
고전은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한자가 많을 뿐 아니라 어투도 낯설기 때문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지난해부터 아동·청소년을 위한 고전 도서를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고, 이 책이 첫 번째 성과물이다. ‘조선의 과학자 홍대용의 의산문답’도 함께 나왔다. 번역원이 만들었다고 해서 딱딱하거나 어…
봄가을은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남을 것 같은 시절입니다. 유난히 춥고 눈 많은 올겨울, 반가운 친구처럼 찾아온 책이 있습니다. 책 속 겨울은 그저 지나가는 계절이 아닙니다. 반갑게 만났다 헤어지는 친구이며, 떠났다가도 세 계절 지나 다시 만날 친구입니다. 물론 겨울을 친구 삼아 놀던…
고양이는 생쥐를 한 마리씩 잡아먹기 시작했어요. “한 마리 냠냠, 한 마리 냠냠, 또 한 마리 냠냠….” 그러자 생쥐들은 구멍 속에 숨어 밖으로 나오지 않았어요. 고양이는 생쥐들을 꾀어내려고 죽은 척 축 늘어져 있었어요. 하지만 엄마 쥐는 그 꼴을 보며 혀를 날름거렸어요. “이봐, 웃…
어스레한 저녁. 나이 든 농부가 어린 말이 끄는 마차를 몰고 길을 가고 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숲가를 지나다 문득 멈춰 선다. 이 숲의 소유주는 마을에 있는 집에 머물고 있다. 농부는 깊어가는 숲의 고요함에 기대 잠시 이곳에서 쉬었다 가려는 모양이다. 어린 말은 영문도 모르고…
나무꾼은 숲을 사랑했다. 나무꾼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나무꾼이었다. 나무꾼의 아버지는 늘 얘기했다. “사람만이 숲을 사라지게 한단다.” 나무꾼은 숲에 나무를 심고 정성껏 돌봤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나무꾼은 훌쩍 자란 나무를 다듬어 소박한 탁자
꼬마 생쥐 샘과 줄리아의 작은 세상이 책갈피마다 가득하다. 네덜란드 태생의 저자는 두 꼬마 생쥐의 일상을 이야기로 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모든 것을 3차원 현실로 빚어냈다. 엄지와 검지만으로 쥘 수 있는 작은 생쥐 인형부터 이들의 가족과 이웃이 살아가는 ‘생
대중목욕탕은 누구나 맨몸을 드러내고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면 더없이 ‘시원함’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어른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아이가 어른들에게 손 잡혀 간 목욕탕은 뜨겁고, 시끄럽고. 맵고, 숨 막히는 곳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