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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즈가 예술품이 될 수 있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굿즈가 예술품이 될 수 있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당신도 어쩌면 밥보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인지 모른다. 밥을 먹고 입가심으로 디저트를 먹는 게 아니라, 디저트를 먹기 위해 밥을 먹는 사람인지 모른다. 잡지를 사다 보니 부록을 갖게 되는 게 아니라, 부록이 탐나서 잡지를 사는 사람인지 모른다. 읽기 위해 책을 사는 게 아니라, 딸려…

    •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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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판이라고 다 같은 비판이 아니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비판이라고 다 같은 비판이 아니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아직 2023년의 봄이지만, 2023년 최고의 인기 드라마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될 것이다. ‘더 글로리’의 열기가 제법 가라앉은 요즘에도 나는 사라(김히어라 분)의 욕설 연기가 담긴 동영상을 돌려보곤 한다. 타락한 목사의 딸인 사라는 정확한 억양으로 숙련된 욕설 솜씨를 …

    •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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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웅은 왜 날뛰는 말을 타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영웅은 왜 날뛰는 말을 타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25)는 그 유명한 혁명가 로베스피에르와 돈독한 우정을 나눌 정도로 프랑스 혁명의 적극적인 지지자였다. 그러나 감옥에 가서 고초를 겪은 뒤에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게 조력하는 궁정화가로 변신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그림 ‘알프스 산맥을 넘는 …

    •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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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는 언제 예술이 되는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자기는 언제 예술이 되는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백자 전시 ‘군자지향(君子志向)’에는 15세기 말 조선을 통치했던 성종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성종은 백자 술잔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 술잔은 티 없이 맑고 깨끗하여, 술을 따라도 티끌이나 찌끼가 모두 보인다. 사람에게 비유하면, 한 점 허물 없이 공정…

    • 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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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한 기억’과 ‘기억된 기억’[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기억한 기억’과 ‘기억된 기억’[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모든 것은 결국 흩어져 사라진다. 따라서 컬렉션은 흩어져 버리는 경향에 대한 저항이다. 모든 것을 모아둘 수는 없다. 따라서 컬렉션은 일부만 모으는 선택이다. 무엇을 모아두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선택은 필연적으로 선택 기준을 동반한다. 따라서 컬렉션은 가치의 위계를 정하는 행위다. …

    • 20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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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도, 연애도 ‘모호’해야 매력적[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예술도, 연애도 ‘모호’해야 매력적[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그때도 겨울이었다. 학생들과 차를 빌려 캐나다 로키산맥으로 향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하염없이 이어지는 기나긴 고속도로. 다소 황량하기도 하고 장엄하기도 한 풍경 속에 이따금 집들이 저 멀리 보였다가 사라졌다. 앞에 앉은 학생이 혼잣말처럼 말을 꺼냈다. 이렇게 인적이 드문 곳에…

    • 20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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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별하지 않으면 ‘괴물’은 없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구별하지 않으면 ‘괴물’은 없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괴물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서로 다른 종(種)이 결합하여 부자연스러운 개체를 만들 때 탄생한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암말과 수탕나귀가 교배하여 태어나는 동물인 노새가 종종 괴물로 취급받곤 했다. 미노타우로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그러한 대표적인 괴물이다. 미노타우로스는 머리와…

    •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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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르시스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나르시스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양육자가 아기에게 베푸는 사랑이 여느 사랑보다 더 고결하다고 이야기되곤 하는 이유는 아기가 무력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혼자 힘으로 생존할 수 없는 대상을 앞에 두고, 많은 양육자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겨를이 없다. 눈앞에서 아장거리는 저 미약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기 에너지와 …

    • 202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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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본다는 것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본다는 것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희망이란 무엇인가? 무엇인가 바라는 일이다. 왜 바라는가? 뭔가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핍이 있기에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것이 바로 희망이다. 결핍 없이는 희망이 존재할 수 없지만, 결핍에 안주하고 있어도 희망이 없다. 결핍을 느끼되 거기에 안주하지 않을 때 희망이 생긴다. 이토록…

    •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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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의 소원을 본다는 것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누군가의 소원을 본다는 것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인간은 뭔가 희망하는 동물이다. 지금 당장의 현실보다 더 나은 것을 상상하고 소원하는 동물이다. 그 소원이 가진 동원의 힘은 굉장하다. 인간에게는 소원이 있기에, 현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분투한다. 설령 그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가 무엇인가 소원하는 한, 아무것도 소원…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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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자의 나라’로 가는 한국의 정체성을 보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이민자의 나라’로 가는 한국의 정체성을 보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테세우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테네 왕이다. 그와 관련된 일화 중 가장 유명한 것이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이야기다.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는 황소와 교접하여 몸은 사람이지만 머리는 소인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는다. 이에 미노스는 다이달로스에게 한번 들어가면 …

    •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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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판 신선’ 감별법[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현대판 신선’ 감별법[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대중 매체에 글을 쓰다 보면, 독자 편지를 받을 때가 있다. 그중에는 단순히 자기 독후감을 적은 것도 있고, 오탈자를 지적하는 것도 있고, 일방적인 비방을 늘어놓는 것도 있고, 황홀한 찬사를 써서 잠시 숙연하게 만드는 것도 있다. 그리고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

    •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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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면의 성채를 넘어 타인에게 다가간 우영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내면의 성채를 넘어 타인에게 다가간 우영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세간의 이목를 집중시킨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끝났다. 이 드라마를 둘러싼 관심의 상당 부분은 이른바 장애인의 재현 문제에 있다.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을 원톱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의 현실과는 동떨어…

    •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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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썩은 육신에서 삶의 진실을 마주하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썩은 육신에서 삶의 진실을 마주하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장의사나 장례지도사처럼 직업상 시체를 자주 대해야 하는 이들 말고, 일반 사람들이 시체를 보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대개 시체를 마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누구도 야산에서 변사체를 발견하거나, 문을 열었을 때 목맨 시체가 매달려 있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

    •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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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재’를 그려내다… 비워서 채우는 미학[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부재’를 그려내다… 비워서 채우는 미학[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한반도 삼면이 바다라고는 하지만, 바다를 보려면 큰마음 먹고 먼 길을 떠나야 한다. 상당한 시간과 돈을 들여 호젓한 바닷가에 도착해야 한다. 힘들여 도착하여 마침내 텅 빈 바다, 텅 빈 하늘, 그리고 하늘과 바다가 만나 만드는 간명한 수평선을 본다. 이 단순한 풍경을 오래도록 보는 것…

    •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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