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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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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큰 세계와 연결되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더 큰 세계와 연결되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서양 회화사에서 여성이 책 읽는 모습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중세 및 르네상스 시기에 많이 그려진 수태고지(受胎告知) 그림이 그 좋은 예이다. 대개의 수태고지 그림에서는 성령(聖靈)에 의하여 잉태하였음을 마리아에게 알리려고 온 천사 가브리엘과 그 소식을 듣고 놀란 마리아의 모습이 그림…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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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자연인인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누가 자연인인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고 역병이 창궐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인류 문명의 위기를 이야기한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좀 더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말 이러다가는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멸종해 버릴지도 모른다. 다들 알다시피, 공룡은 한때 이 지구에서…

    •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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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의 끝자락, 파도치는 해변으로[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현실의 끝자락, 파도치는 해변으로[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이 글에는 ‘폭풍 속으로’와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핑 영화는 현실 도피의 영화다. 현실이 힘겨운 사람들은 현실의 가장자리인 해변으로 간다. 거기서 더는 나아갈 수 없는 인간의 한계와 현실의 강고함을 인지한다. 잠시나마 현실을 떠나고 …

    •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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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파도를 그리는 일과 물을 그리는 일은 다르다. 명멸하는 마음의 진동과 그 마음의 뼈를 그리는 일이 다르듯이. 동아시아의 회화사에는 파도에 집착해 온 전통이 있다. 1825년에 목판화 연작으로 간행되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가쓰시카 호쿠사이(1760∼1849)의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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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은 모든 욕망의 집결지입니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서울은 모든 욕망의 집결지입니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박원순 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여러 가지 변화를 불러왔다. 서울시 행정의 최고책임자가 변화했고, 집권당의 지지율이 변화했고, 유권자들의 마음도 변화했다. 한강변의 아파트 외벽에 걸린 한 플래카드 구호도 변화했다. “50년 된 아파트 깔려 죽기 직전이다! 박원순 시장 같이 죽자!!”에…

    •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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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하고 싶은 일’ 애써 하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오늘 하고 싶은 일’ 애써 하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이 글에는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김초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나이 40이 넘어 망해 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이의 이야기다. 찬실이가 공들여 준비하던 장편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술을 퍼마시던 영화감독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엎어…

    •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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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성대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첨성대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눈이 많은 곳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하얗다’로 번역될 수 있는 표현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을 언젠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주장을 처음 한 것은 미국 인류학의 아버지라는 프랜츠 보애스로 알려져 있다. 학자들에 따르면 캐나다에 사는 이누이트 사람들과 서남 알래스카에 사는 유피크…

    •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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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적 감정을 넘어야 오는 것[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사적 감정을 넘어야 오는 것[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이 글에는 영화 ‘시’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5월에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고, 현금과 회식과 카네이션과 선물이 넘친다. 5월은 아마도 푸를 것이고 아이들은 아마도 자랄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본다. 본 적이 있는 영화이기에 ‘시’가 …

    •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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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비가 오면, 별수 없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갑자기 비가 오면, 별수 없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19세기 프랑스 작가 발자크는 “도시는 끝없이 행진할 뿐 결코 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시도 갑자기 쉬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소나기가 쏟아지면 사람들은 하던 일과 가던 길을 멈추고, 비를 피하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진다. 펠릭스 발로통(1865∼1925)의 1894년 작 석판…

    •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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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순의 시대 ‘독서하는 사무라이’[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모순의 시대 ‘독서하는 사무라이’[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그림은 자기 마음껏 음미하는 게 일단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그림은 배경 지식을 통해 더 풍부하게 음미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음 두 그림이 그 예이다. 첫 번째 그림의 주인공은 쇼군(將軍)은 아니었지만 무로마치(室町) 막부 배후에서 실권을 장악하여 “전국시대의 막을 연 남자(戰國の…

    •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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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받은 이의 고통과 영광[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상처받은 이의 고통과 영광[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14세기 유럽, 역병이 돌자 사람들은 성모상을 앞에 두고 기도한다. 성모 마리아는 죽은 아들을 안고 눈물을 흘린 사람. 그 자신 고통 받은 사람이기에, 상처받은 이에게 위로를 준다. 각별한 기도의 대상이 된다. 지금도 유럽 중세 도시의 뒷골목을 걷다 보면 골목의 벽감(壁龕·벽의 움푹한…

    •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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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이 청년은 돈을 사랑하게 되었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왜 이 청년은 돈을 사랑하게 되었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기생충’을 빈부 격차에 대한 우화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진짜 가난을 겪은 사람들은 말할지 모른다. ‘기생충’의 빈민 묘사는 가짜라고. 진짜 가난한 사람은 대학 재수를 꿈꿀 수 없다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없다고, 부잣집에 자신을 소개해 줄 친구도 없다고. 북한 …

    •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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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회와 대의정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무도회와 대의정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또 선거철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무도회가 벌어졌다. 사진기자 혹은 화가는 이 무도회를 잘 그려 후대에 남겨야 한다. 사람들은 그의 사진 혹은 그림을 보고, 과거를 기억하고 평가할 것이다. 정치꾼 혹은 춤꾼들은 한껏 역동적으로 움직이기에, 무도회 그림은 정지된 사물을 그리는 정물화와는 …

    •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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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갱 영화와 교차편집[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갱 영화와 교차편집[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아이리시맨’이 넷플릭스에서 상영 중이다.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미국 고전 갱 영화들에 출연했던 명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쟁 영화가 실제 전쟁을 그대로 담지 않듯이 갱 영화가 실제 갱을 그대로 담지는 않는다. 갱이 아니라 갱…

    •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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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을 의식한 뒤의 삶[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죽음을 의식한 뒤의 삶[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바삐 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라. 인생에서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요, 건강이 중요하죠. 그러나 심각하게 아파본 적 없는 사람들은 건강이 그토록 중요한지 절감하지 못한다. 건강을 잃어 보고서야, 혹은 건강을 잃을 위기에 처해 보고서야 건강의 중요성을 비로소 절감한다.…

    •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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