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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골에 다가가는 아이’… 生死의 거리는 짧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해골에 다가가는 아이’… 生死의 거리는 짧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스위스 바젤의 도미니쿠스 수도원 공동묘지에는 ‘죽음의 춤(Danse Macabre)’을 소재로 한 벽화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해골 둘이 아이를 둘러싸고 춤추고 노래하는 그림이다. 해골이 노래한다. “아장거리는 아가야, 너 역시 춤을 배워야 해/네가 울든 웃든 너 자신을 지킬 수 없어…

    •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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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작품의 제목을 붙여주세요”[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이 작품의 제목을 붙여주세요”[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한 여성이 짐을 끌고 있다. 이것은 불가리아 태생의 예술가, 크리스토(1935∼2020·본명 크리스토 블라디미로프 자바체프)의 작품이다. 일견 특이할 것 없어 보이는 이 작품이 흥미로운 것은 일단 ‘웨딩드레스’라는 제목 때문이다. 아름다운 여성이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는 짐을 끌고 있는…

    •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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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의 마지막 유희, ‘죽음의 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인생의 마지막 유희, ‘죽음의 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이 삶에서 그래도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좋건 싫건 이 삶이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럽 중세의 광장에는 “죽음은 확실하다. 다만 그 시기만 불확실하다”(mors certa hora incerta)라고 적혀 있곤 했다. 죽음은 어쩔 수 없지만, 죽음에 …

    •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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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잡은 손, 둘이 함께하는 기도[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맞잡은 손, 둘이 함께하는 기도[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사람의 신체 중 어느 부위가 가장 많은 정보를 줄까. 목일까? 거북이도 아니면서 거북목을 가지고 있으면, 그가 평소 컴퓨터 화면을 얼마나 오래 들여다보는지 말해준다. 피부일까? 사람의 피부 상태는 그 사람의 건강 상태와 스트레스 정도에 대해 일정한 정보를 준다. 뭐니 뭐니 해도 육질이…

    •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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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의 모양에 비친 내 마음을 읽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구름의 모양에 비친 내 마음을 읽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풀밭에 누워 서너 시간 동안 하늘에 지나가는 구름을 하염없이 보곤 했다는 학생이 있었다. 그는 지금 잘 지내고 있을까. 그는 왜 그토록 오랜 시간 누워서 구름을 본 것일까. 구름에서 아름다운 여인이라도 발견한 것일까. 아닌 게 아니라, 영국 시인 셸리의 시집 구름 삽화에는 여인이 그려…

    • 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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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품을 좇는다’라는, 인간의 조건[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거품을 좇는다’라는, 인간의 조건[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간밤에도 착실하게 늙어갔다. 얼굴에 비누 거품을 칠하고 세면대 거울 앞에 선다. 그리고 거품에 대해 생각한다. 거품은 묘하구나. 내실이 없구나. 지속되지 않는구나. 터지기 쉽구나. 존재하기는 하는구나. 확고하게 존재하는 건 아니구나. 그러나 아름답구나. 지상에서 천국으로 가는구나. 그…

    •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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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형 뽑기’에서 인간의 구원을 생각한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인형 뽑기’에서 인간의 구원을 생각한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어느 날 자식이 입대한다. 입영하는 길이므로 자식은 특별히 화려한 옷을 입거나 특별히 누추한 옷을 입지 않는다. 대체로 평소에 입던 옷을 입고 떠난다. 그리고 며칠 뒤, 군복을 입기에 이제는 필요 없게 된 그 평상복이 우편으로 어머니에게 되돌아온다. 적지 않은 어머니들이 돌아온 그 옷…

    •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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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품을 보는 ‘새로운 눈’ 갖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예술품을 보는 ‘새로운 눈’ 갖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하루 중 언제 박물관에 가는 것이 가장 좋을까. 언제 가야 인파에 시달리지 않고 호젓하게 관람할 수 있을까. 물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간인 주말 오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박물관이 문을 여는 이른 오전에 가는 것은 어떨까. 그것도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예상외로, 아침에 박물관을 …

    •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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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더 가면’ 뒤의 권력과 외로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스파이더 가면’ 뒤의 권력과 외로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 이 글에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음을 열면 꽤 많은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얼핏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 뒤에는 그 사람 나름의 고충이 숨어 있다. 누군가 너무 돈을 밝힌다? 그는 어쩌면 가족을 간병하기 위해 큰돈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누군…

    •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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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을 놓치지 않기 위한 ‘천천히 보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진실을 놓치지 않기 위한 ‘천천히 보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이 글에는 ‘퍼스트 카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고 나면 더 이상 보기 전 마음이 아니게끔 만들어 주는 영화가 있다. 밀가루처럼 흩날리는 마음을 부풀어 오른 빵으로 만들어 주는 영화가 있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내 마음을 빵으로 만들어 준 영화, ‘퍼스트 카우’에…

    •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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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사람이 왜 거기서 나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유럽 사람이 왜 거기서 나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최근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는 이른바 역사 결의를 통과시켰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초석을 놓는 당대회에서 첫 번째 역사 결의를 채택한 적이 있고, 문화혁명 이후 새로운 중국을 천명하는 과정에서 두 번째 역사 결의를 통과시킨 적이 있으니, 이것이 세 번째 역사 …

    •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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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자의 몸, 전사의 몸, 선지자의 몸[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권력자의 몸, 전사의 몸, 선지자의 몸[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이 글에는 ‘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몸을 탐닉하는 영화 ‘듄’(砂丘)이 그리는 우주에는 동등한 국가들이 세력균형을 이루는 국제질서가 없다. 미래의 우주는 강력한 제국이 지배하는 곳이다. 제국이라고 해서 우주의 구석구석까지 직접 다스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봉건 귀족들…

    •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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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은 그린 이의 마음인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그림은 그린 이의 마음인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라면 대개 신라 화가 솔거의 일화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솔거가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老松圖)는 너무 진짜 같아서 까마귀, 솔개, 제비, 참새 같은 새들이 날아와 벽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을 때, 화가 솔거보다는 머리를 벽에 쿵! …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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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리더는 좇지 않고 바라본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위대한 리더는 좇지 않고 바라본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갱 영화는 정치에 대해 의미심장한 진실들을 일러주곤 한다. 갱 영화는 권력, 조직, 리더십, 세력 다툼 같은 정치의 중요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코언 형제의 1990년 작 갱 영화 ‘밀러스 크로싱’은 정치 리더십에 관한 고전, 영화판 ‘군주론’이다. 1920년대 미국의 한 도…

    •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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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물이냐 활력이냐, 다민족의 길[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괴물이냐 활력이냐, 다민족의 길[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말은 인간이 협잡과 음모를 일삼는 존재라는 뜻이 아니다. 부정적인 의미에서 권력 지향적이라는 뜻도 아니다. 인간은 정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게끔 되어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 본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

    • 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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