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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적 감정을 넘어야 오는 것[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사적 감정을 넘어야 오는 것[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이 글에는 영화 ‘시’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5월에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고, 현금과 회식과 카네이션과 선물이 넘친다. 5월은 아마도 푸를 것이고 아이들은 아마도 자랄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본다. 본 적이 있는 영화이기에 ‘시’가 …

    •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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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비가 오면, 별수 없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갑자기 비가 오면, 별수 없다[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19세기 프랑스 작가 발자크는 “도시는 끝없이 행진할 뿐 결코 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시도 갑자기 쉬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소나기가 쏟아지면 사람들은 하던 일과 가던 길을 멈추고, 비를 피하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진다. 펠릭스 발로통(1865∼1925)의 1894년 작 석판…

    •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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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순의 시대 ‘독서하는 사무라이’[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모순의 시대 ‘독서하는 사무라이’[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그림은 자기 마음껏 음미하는 게 일단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그림은 배경 지식을 통해 더 풍부하게 음미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음 두 그림이 그 예이다. 첫 번째 그림의 주인공은 쇼군(將軍)은 아니었지만 무로마치(室町) 막부 배후에서 실권을 장악하여 “전국시대의 막을 연 남자(戰國の…

    •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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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받은 이의 고통과 영광[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상처받은 이의 고통과 영광[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14세기 유럽, 역병이 돌자 사람들은 성모상을 앞에 두고 기도한다. 성모 마리아는 죽은 아들을 안고 눈물을 흘린 사람. 그 자신 고통 받은 사람이기에, 상처받은 이에게 위로를 준다. 각별한 기도의 대상이 된다. 지금도 유럽 중세 도시의 뒷골목을 걷다 보면 골목의 벽감(壁龕·벽의 움푹한…

    •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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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이 청년은 돈을 사랑하게 되었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왜 이 청년은 돈을 사랑하게 되었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기생충’을 빈부 격차에 대한 우화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진짜 가난을 겪은 사람들은 말할지 모른다. ‘기생충’의 빈민 묘사는 가짜라고. 진짜 가난한 사람은 대학 재수를 꿈꿀 수 없다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없다고, 부잣집에 자신을 소개해 줄 친구도 없다고. 북한 …

    •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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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회와 대의정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무도회와 대의정치[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또 선거철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무도회가 벌어졌다. 사진기자 혹은 화가는 이 무도회를 잘 그려 후대에 남겨야 한다. 사람들은 그의 사진 혹은 그림을 보고, 과거를 기억하고 평가할 것이다. 정치꾼 혹은 춤꾼들은 한껏 역동적으로 움직이기에, 무도회 그림은 정지된 사물을 그리는 정물화와는 …

    •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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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갱 영화와 교차편집[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갱 영화와 교차편집[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아이리시맨’이 넷플릭스에서 상영 중이다.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미국 고전 갱 영화들에 출연했던 명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쟁 영화가 실제 전쟁을 그대로 담지 않듯이 갱 영화가 실제 갱을 그대로 담지는 않는다. 갱이 아니라 갱…

    •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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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을 의식한 뒤의 삶[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죽음을 의식한 뒤의 삶[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바삐 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라. 인생에서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요, 건강이 중요하죠. 그러나 심각하게 아파본 적 없는 사람들은 건강이 그토록 중요한지 절감하지 못한다. 건강을 잃어 보고서야, 혹은 건강을 잃을 위기에 처해 보고서야 건강의 중요성을 비로소 절감한다.…

    •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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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위의 달[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물 위의 달[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얼마 전 ‘국민과의 대화’라는 행사가 열렸다. 정치적 소통을 위하여, 각계각층의 사람들 300명과 대통령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행사 주최 측에서는 “세대·지역·성별 등 인구비율을 반영했으며 노인, 농어촌,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지역 국민들을 배려했다”고 밝혔지만, 비판의 …

    •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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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은 어디에[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사랑은 어디에[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 이 기사에는 영화 ‘모리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 M 포스터의 소설 ‘모리스’는 동성애가 금지되고 신분제가 엄존하던 20세기 초 영국을 이렇게 묘사한다. ‘아버지의 옛 동업자를 통해 취직하면 그 다음에는, 자신의 사회적 위신을 지켜 주고 욕정을 덜어 주고 아이를 낳아 줄 여자…

    •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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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벽 위의 파리, 수프 속 파리[김영민 본다는 것은]

    벽 위의 파리, 수프 속 파리[김영민 본다는 것은]

    창작자의 존재를 지워야 성공할 것 같은 예술이 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모사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그림을 생각해 보자. 떡볶이를 너무 진짜처럼 그린 나머지, 누군가 실제로 그 그림을 진짜 떡볶이로 착각하고 먹으려 들 때 화가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변기를 너무 진짜처럼 그린 나…

    •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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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허를 본다는 것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폐허를 본다는 것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공권력은 폐허를 감춘다. 폭력과 재난이 발생한 곳의 삶은 폐허일 수밖에 없지만, 공권력의 화장술은 폐허의 사금파리들을 시야에서 흔적도 없이 치워버린다. 공권력이 폐허를 가리고 덮어 사람들의 망각을 부추길 때, 예술가들은 사람들에게 폐허를 애써 상기시킨다. 영화 ‘벌새’ 역시 그런 폐허…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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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희와 녹양’… 갱생을 위하여[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보희와 녹양’… 갱생을 위하여[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열반에 이르지 않은 사람의 마음에는 파도가 가득하다던가. 마음속 파도가 높아 질식할 것 같을 때, 죽음보다 삶이 자신에게 더 많은 상처를 준다고 느낄 때, 평온해 보이던 사람도 물속으로 자진해 걸어 들어간다. 그러나 이러한 입수(入水)가 반드시 자살의 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작…

    •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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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 여자와 검은 여자[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흰 여자와 검은 여자[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2017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을 풍자한 그림, ‘더러운 잠’이 논란을 일으켰다. 이 그림은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Sleeping Venus·1509∼1510년)’에 나오는 비너스의 누드에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하고,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Olympia·1863…

    •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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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염소가 있는 풍경[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흑염소가 있는 풍경[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그림은 모든 것을 일시에 말한다. 한 장의 그림을 보는 일은 곧 순간의 체험이다. 그러나 영화는 순간이 아니라 상영시간 전체를 통해 말한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곧 시간의 동학(dynamics)을 체험하는 일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2003년)은 거듭되는 살인과 치안의 실패를 …

    • 20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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