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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를 사랑한 화가[이은화의 미술시간]〈14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01/07/104805063.1.jpg)
특이한 초상화다. 짧은 머리에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황소와 나란히 서 있다. 왼손에는 커다란 스케치북을 들었고, 붓을 든 오른손은 널찍한 황소 목 위에 다정하게 얹었다. 여성은 먼 데를 바라보는 반면에 황소는 우리를 똑바로 응시한다. 도대체 그림 속 모델은 누굴까? 왜 황소와 함…
![‘합창’에 대한 오마주[이은화의 미술시간]〈14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2/31/104709112.1.jpg)
1902년 오스트리아 빈의 ‘제체시온’에서는 베토벤 서거 7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열렸다. 진보적인 예술을 위해 결성된 ‘빈 분리파’의 열네 번째 그룹전이기도 했다. 그룹의 리더였던 구스타프 클림트는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합창’을 시각화한 벽화 ‘베토벤 프리즈’를 선보였다. 총…
![신념과 독창성의 화가[이은화의 미술시간]〈14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2/24/104618261.1.jpg)
혼자 ‘아니다’를 외칠 수 있는 용기. 엘 그레코는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가 부정했던 건 다름 아닌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미켈란젤로였다. 모두가 천재라고 칭송했던 거장을 그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몰랐다”며 무시했다. 스스로를 미켈란젤로보다 뛰어나다고…
![영웅이 된 위조범[이은화의 미술시간]〈14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2/17/104482144.1.jpg)
위작은 치밀한 계획과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온다. 역대 가장 유명한 위작 화가는 네덜란드인 한 판 메이헤런이다. 그는 다양한 주제에 능했지만 특히 17세기 스타일의 초상화를 잘 그려서 찾는 고객이 많았다. 인기 화가였던 그는 왜 위조범이 되었을까? 판 메이헤런은 17세기 …
![힘든 하루의 얼굴[이은화의 미술시간]〈14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2/10/104372354.1.jpg)
에두아르 마네는 단 한 번도 인상주의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인상주의자들의 리더였다. 생전에는 파리 미술계의 조롱과 비난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사후엔 ‘인상주의의 아버지’이자 ‘모더니즘의 창시자’로 추앙받았다. 마네는 평생 900여 점의 작품을 제작했는데, 이 그림이 그…
![오늘도 무사히[이은화의 미술시간]〈13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2/03/104261506.1.jpg)
하얀 잠옷을 입은 아이가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커다란 눈엔 간절함이 가득하다. 그런데 이 그림, 왠지 낯익지 않은가? 맞다. 1970, 80년대 택시나 버스 운전석 앞에 종종 걸려 있던 ‘오늘도 무사히’ 그림이다. 수많은 복제화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이발소 그림’처…
![숙제하는 시간[이은화의 미술시간]〈13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1/26/104152169.1.jpg)
“숙제 다 했니?” “숙제부터 하고 놀아!” 학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입에 달고 사는 말일 게다. 세상에 숙제를 잘하는 아이는 있어도 숙제를 좋아하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핀란드 화가 이리외 올릴라는 숙제를 둘러싼 엄마와 아이 사이의 갈등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림 속 엄마…
![감히 웃은 죄[이은화의 미술시간]〈13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1/19/104039663.1.jpg)
아름다운 모녀의 초상화다. 엄마 품에 안긴 딸과 두 손으로 아이를 감싼 엄마는 행복한 표정으로 화면 밖 관객을 응시하고 있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이 그린 이 그림은 따뜻한 모성애가 느껴지지만 발표되자마자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왜였을까? 르브룅은 아버지가 …
![절망의 얼굴[이은화의 미술시간]〈13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1/12/103918476.1.jpg)
절망은 희망이 사라진 상태를 말한다.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거나,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절망감을 느낀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는 절망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다. 잘생긴 외모에 탁월한 재능까지 있었던 그는 무엇 때문에 절망했던 걸까. 쿠르베…
![시간의 괴물[이은화의 미술시간]〈13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1/05/103806422.1.jpg)
참으로 이상한 그림이다. 각자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세 남자의 머리가 한데 그려져 있다. 왼쪽은 긴 수염의 노인, 가운데는 짙은 수염의 중년 남자, 오른쪽은 금발의 젊고 잘생긴 청년이다. 그 아래에는 세 마리의 동물 머리가 남자들과 똑같은 방향으로 그려져 있다. 세 사람인지, 머리 세…
![인생의 길[이은화의 미술시간]〈13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0/29/103687973.1.jpg)
15세기 후반 피렌체에서 활동했던 도메니코 기를란다요는 당대 최고의 벽화 화가이자 사실적인 초상화의 대가였다. 지금은 미켈란젤로의 스승으로 더 유명하지만, 생전에는 피렌체 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최고 인기 화가였다. 그의 대표작은 의외로 노인과 아이를 그린 이중 초상화다. …
![전쟁터가 된 몸[이은화의 미술시간]〈13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0/22/103563423.1.jpg)
낙태죄 폐지는 세계 정치계의 오래된 논제였다.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관한 문제는 정치계, 여성계, 의료계, 종교계 모두 시각과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1973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6개월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첫 판결을 내린 후, 미국 내는 물론 많은 나라에서 여성…
![이성과 본능 사이[이은화의 미술시간]〈13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0/15/103426222.1.jpg)
이중성은 인간의 천성인지도 모른다.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완전히 나쁜 사람도 없으니 말이다. 누구나 선악의 양면을 가지고 있고,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갈등한다. 무엇이 우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선인과 악인으로 나뉠 뿐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황금기에 활동했던 산드로 보티첼리는 이성과 …
![불순한 자화상[이은화의 미술시간]〈13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10/08/103297180.1.jpg)
강낭콩 모양의 머리를 가진 남자가 침대에 누워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불로 덮은 가슴 위에는 감자튀김이 수북한 접시를 얹어 놓았다. 배경에는 잔뜩 쌓인 신발들과 함께 붓통과 불 꺼진 전구가 보인다. 만화의 한 장면 같은 이 그림은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대가 필립 거스턴이 60세에 그린 …
![보는 여성[이은화의 미술시간]〈13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9/24/103080330.1.jpg)
모던 아트의 포문을 연 인상주의는 1874년에서 1886년 사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여덟 번의 전시를 통해 최전성기를 누렸다. 5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인상파 전시를 거쳐 갔고, 이 중에는 여성도 3명 있었다. 미국에서 온 메리 커샛도 그중 한 명이었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