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풍이 부드럽게 불어올 때 그 어조는 부드러워야 한다. 하지만 파도가 해안을 채찍질하듯 몰아칠 때는 거칠고 투박하며 포효하듯 읽어야 한다.” ―존 콜라핀토의 ‘보이스’ 중 서양에서 가장 좋은 글은 귀와 언어중추를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문장이었다. 셰익스피어는 원래 목소리 연기자(배우…
‘게스트하우스인 모리노키와 민타로 헛에서는 손님을 배웅할 때 “다녀오세요”라고 말한다.’ ―김민희 ‘삿포로 갔다가 오타루 살았죠’ 중 무슨 말인가. 게스트하우스라면 여행 가서 숙박하는 곳인데 헤어지면서 저렇게 인사하다니. 분명한 것은 저 인사말에는 ‘곧 또 보자’라는 의미와 함…
‘수많은 시간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꽃들이 햇살을 어떻게 받는지, 꽃들이 어둠을 어떻게 익히는지 외면한 채, 한 곳을 바라보며 고작 버스나 기다렸다는 기억에 목이 멜 것이다.’ ―박웅현 ‘여덟 단어’ 중 대한민국 대표 광고인이자 인문주의자인 저자는 책을 통해 인생을 대하는 우리…
“학문을 좋아하십니까? 음악과 여색을 좋아하십니까? 군자를 좋아하십니까? 소인을 좋아하십니까? 그 좋아하시는 것이 무엇이냐에 국가의 존망이 달려 있습니다.”―남명 조식의 ‘을묘사직소’ 중 단순한 변증법이나 말장난이 아니다. 남명 조식이 당대 최고 절대 권력자인 왕에게 목숨을 걸고 ‘무…
“우리의 문제는 인간이 만든 문제이므로, 인간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원하는 만큼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벗어나지 못할 운명의 굴레는 없습니다.” ―존 F 케네디 60여 년 전 ‘쿠바 미사일 위기’로 미국과 소련이 대치하자 전 세계는 긴장감에 숨을 죽였다…
‘정말로 중요한 목표가 있는데 그 실현 가능성이 1% 이상이라면, 그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이고, 따라서 시도할 가치가 있다.’―일론 머스크, 월터 아이작슨의 ‘일론 머스크’ 중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목표로 삼았다면,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마땅할까? 분명…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비스와바 심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중 199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시선집 ‘끝과 시작’에 수록된 시다.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폴란드 전 국민이 사랑하는 이 시는 쉽고 단순…
‘기후변화와의 싸움은 정말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자그밋 싱, 영화 ‘기후재판’ 중 세계 최초로 사법부가 정부에 ‘더욱 강력한 기후 대응’을 명한 네덜란드의 기후소송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기후재판’의 가장 첫 장면에 등장하는 캐나다 정치인 자그밋 싱의 말이다. 올봄, …
‘우리의 만용, 우리의 자만심,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희미하게 빛나는 점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리 행성은 사방을 뒤덮은 어두운 우주 속의 외로운 하나의 알갱이입니다.’―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 중 2023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미지의 세계에 …
‘아직 체포되지 않았는가?’―스티븐 코트킨의 ‘스탈린: 히틀러를 기다리며, 1929∼1941’ 중 이오시프 스탈린은 크렘린의 고위 관리들에게 이런 농담을 건네며 인사하곤 했다. 강제수용소 굴라크에 수용되었던 사람을 만나면 “당신을 찾았는데 오랜 기간 보이지 않더군. 어디에 있었나?”라…
‘중요한 것을 측정하지 못하면 우리가 가야 할 곳에 이를 확실한 방법이 없다.’ ―‘존 도어의 OKR 레볼루션’ 중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존 도어는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부의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기후테크를 제시했다. 그리고 OKR(Objective Key Results)…
‘좋은 놈들도 때로는 나쁜 놈들만큼이나 당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후안 엔리케스의 ‘무엇이 옳은가’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승인 담당자였던 존 네스터는 ‘어떤 의약품이든 승인 이전에 반드시 안전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법조문에 따라 재임 중 단 하나의 신약도 승인하지 …
‘세계 보전 운동은 계속되고 있는 멸종을 일시적으로 둔화시키기는 했지만, 중단시킨 것은 아니었다. 멸종 속도는 계속 가속하고 있다.’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절반’ 중 한국 사회에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말은 정치와 경제가 떠받치는 대규모 국책 사업들 앞에서 무기력했다. 지역의 작은 …
“미술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E H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중에서 산업혁명은 근대 사회에 격변을 불러일으켰다. 사진기의 발명으로 그 당시 미술계에는 미술의 본질에 대한 물음표가 던져졌고, 뒤샹은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넘버2’ 그림을 내놓…
‘저는요, 매 순간 죽음을 생각하면서 행동하죠.’―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중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는 삶을 거침없이 자유롭게 산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아흔 살에도 아몬드 나무를 심고 있던 할아버지는 ‘얘야 나는 내가 죽지 않을 것처럼 행동한단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