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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결혼식장[2030 세상/정성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10/22/98002045.1.jpg)
올해만 해도 결혼식을 몇 번이나 갔는지 모른다. 페미니즘 열풍으로 ‘비혼(非婚)’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젠더 갈등으로 탈연애를 선언하는 이들이 많지만 여전히 주말 예식장은 예약으로 가득 차 있다. 축의금을 가슴에 품고 가장 좋은 옷을 꺼내 입고 오늘도 출동이다. 헐레벌떡 택시…
![그 많던 꿈들은 어디로 갔을까[2030 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10/15/97875787.1.jpg)
처음 만난 사람에게 곧잘 던지는 질문이 있다.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얼핏 ‘소개팅’ 멘트 같지만 상대를 이해하기에는 이만한 게 없다. 그러다 보면 의외로 취미가 같아 급속도로 친해지기도, 첫인상과는 전혀 다른 상대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가령 한없이 수줍어 보이는 동료가 주짓…
![일로 만나 일로 헤어지는 사이[2030 세상/오성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10/08/97776343.1.jpg)
어쩌다 지금껏 네 번이나 이직을 했다. 경력이 8년이니 업계 특수성을 감안해도 꽤나 방랑하듯 일해 온 셈. 그러나 이직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행사다. 이렇게나 힘든 일이었던가, 외려 직면할 때마다 새삼스럽다. 업무 정리와 적응도 고되거니와 최고봉은 늘 감정적 요인이다. 새로운 동료…
![타인의 삶을 불쌍히 여기지 마세요[2030 세상/정성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10/01/97665965.1.jpg)
사람들은 때때로 남을 불쌍히 여기며 동력을 얻는다. 탈북자의 스토리를 보며 눈물짓는 마음에는 얼마간의 공감, 안쓰러움, 그리고 저 구석진 곳엔 안심이 있겠지. 결혼 안 한 여성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 역시 마찬가지다. 보통의 가족을 이룬 본인 삶에 대한 자부심, 낑낑대며 원피스 입고 있…
![가을 경주, 작은 사치[2030 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9/24/97552036.1.jpg)
높아진 하늘에서 제법 가을 냄새가 난다. 23일이 절기상 추분(秋分)이었다. 가을의 본격적인 시작인 백로(白露)와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한로(寒露) 사이, 비로소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 땅거미가 내려앉은 퇴근길 풍경 앞에서 새삼 선조들의 지혜에 탄복한다. 가을이 왔다…
![미식 너머의 음식들[2030 세상/오성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9/17/97433448.1.jpg)
휴가차 동티베트에 다녀왔다. 일정 중 며칠을 초원에 머물기도 했으니, 간쯔 허허벌판에 세워진 낡은 수도원에서 숙식을 해결한 덕분이다. 잠자리는 가히 극기훈련이라 할 수준. 다만 음식은 썩 훌륭했다. 20년 넘게 홀로 수도원을 운영한 노승은 직접 키운 작물 몇 가지로 뚝딱 별미를 부렸다…
![우리는 울다 웃다 했다[2030 세상/정성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9/10/97358132.1.jpg)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가 있다. 코미디언이 홀로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관객을 웃기는 코미디다. 처음 접한 건 친구의 자기소개 문구였다. “인생 삼모작을 위해 틈나는 대로 넷플릭스를 보며 스탠드업 코미디를 연마 중이다.” 당시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던 때였고, 눈 밝은 이들이 하나…
![200자로 나를 소개하기[2030 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9/03/97240644.1.jpg)
기고 기사와 관련해 짧은 자기소개를 요청 받았다. 하는 일과 지향점을 포함한 200자 자기소개를 쓰는 일이 2000자 자소서를 쓰는 일보다 어려울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나의 역할과 철학을 두세 문장으로 축약해 정의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마치 ‘나’라는 단어의 …
![타인을 찍는다는 것은[2030 세상/오성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8/27/97129836.1.jpg)
한 사진가가 들려준 이야기. 전북 정읍에 기록적 눈이 내리던 날 택시 한 대가 논바닥에 처박혔다. 기사는 피를 뒤집어쓴 채 의식을 잃었다. 하지만 부모의 성화에 떠밀려 학교로 향하던 뒷좌석의 꼬마는 놀랍게도 생채기 하나 없이 멀쩡했다. 상황이 무서워진 그는 곧 택시를 팽개치고 달아났다…
![명상을 시작했습니다[2030 세상/정성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8/20/97026913.1.jpg)
해외 직구로 산 빔 프로젝터가 고장이 났다. 자취하면서 구입한 제일 비싼 물건이었는데, 국내에선 서비스도 안 된단다. 욕이 절로 나온다. ‘망했네, 혈압 오른다….’ 그런데 그날따라 태연했다. 급기야 고장 난 리모컨을 바라보며 (사실 프로젝터 본체는 멀쩡했다. 더 환장할 노릇) 속으로…
![우리 가끔씩 오래 보자[2030 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8/13/96941258.1.jpg)
며칠 전 퇴근길 우연히 학교 선배와 마주쳤다. 근 십 년 만에 만나는 익숙한 얼굴에 긴가민가하다 조심스럽게 “저 혹시…” 말을 걸자 저쪽에서도 반색했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냐, 안부를 묻는 것도 잠시. 금세 침묵이 맴돌았다. 먼저 어색함을 깬 건 선배 쪽이었다. “어, 그래! 연락하…
![이제 돈 얘긴 그만[2030 세상/오성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8/06/96843867.1.jpg)
오늘 칼럼 제목은 한동안 즐겨 듣던 노래의 가사에서 따왔다. 가수 XXX(엑스엑스엑스)의 ‘뭐 어쩔까 그럼’. 멤버인 래퍼 김심야가 자신의 행보를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논조가 자꾸만 돈으로 흐르고 그럴 때마다 반복해서 ‘이제 돈 얘긴 그만’ 하자고 스스로 다잡는 구성이 재미있다. …
![위험과 창피함, 그리고 두려움을 넘어[2030 세상/정성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7/30/96750402.1.jpg)
글 쓰는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여행 중 있었던 일을 쓰고 싶은데, 에세이 특성상 나와 주변 인물들이 드러나니 솔직한 마음을 쓰기가 주저된다고 했다. 혹시 당사자가 보는 게 걱정된다면 입장 바꿔 생각했을 때 괜찮을 정도로만 써 보라 했다. 그리고 혹시 서운한 마음이 있거들랑 살살 하라…
![인생 다작을 허락하라[2030 세상/김지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7/23/96646312.1.jpg)
어릴 적 내겐 남모르는 콤플렉스가 있었다. 무엇에든 쉽게 마음이 동하고 큰 고민 없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반면, 그 추진력에 비해 지속성은 한없이 미약했기 때문이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고 하고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라’고 하는데 나는 늘 대여섯 개의 우물을 한번에…
![성매매 안 하는 남자를 찾아서[2030 세상/정성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7/09/96384125.1.jpg)
오늘도 엄마는 결혼정보업체를 알아보신다. 부모의 소원은 딸이 하루빨리 결혼하는 것. 세상에서 나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그들이란 걸 잘 알지만, 결혼에 아무런 관심 없는 서른 살 딸을 하루빨리 시집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가끔은 숙제처럼 얼른 해치우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