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을 사는 건 실수요자가 아니다. 투기 세력이 가격 불안을 일으키는 것이다.” “수도권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 지금은 저금리로 인한 ‘가(假)수요’가 작용하는 것뿐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공무원들을 만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질문을 하다 보면 꼭 이런 대답이 나오곤 했다. 저금…
“토란국에 솔잎떡을 새로 차려(芋羹松餠○初新)/마루 위에서 은근히 모친을 위로하네(堂上慇懃慰母親)/자매와 형제가 한 사람 적다고 탄식하니(姊妹弟兄歎少一)/올해 추석은 가장 마음이 아프네(今年秋夕最傷神)”(‘하재일기·荷齋日記’에서) 궁과 관청에 그릇을 납품했던 중인 출신 지규식은 1…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평생 경험해보지 못했고, 예상하지도 못했던 상황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1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필자 등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협력…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인생 2회차’를 산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동요 가사를 수십 년 만에 떠올리며 열창하고, 일상생활에서 별생각 없이 쓰던 한글의 창제 원리를 새삼 분석하며 아이에게 글자를 가르칠 때 등 말이다. 그럴 때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단식을 중단했다. 이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곧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 그는 올해 6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했는데,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 200자 원고지 10장 분량 사실상 ‘부결 호소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숨 가쁜 러시아 방문 일정이 끝났다. 전용열차로 2700km를 달려 러시아 국경에 도달해 러시아 안에서만 이동 거리 4200km를 찍었다. 다시 평양으로 돌아간 거리까지 더하면 9박 10일간 총 1만 km를 훌쩍 넘긴 강행군.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잠도 열…
2010년 12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법정. 건설시행사 한신건영 대표 한만호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1심 2차 공판이 열렸다. 당시 법조팀 소속이었던 필자는 한 전 총리의 1심 재판을 법정에서 취재했다. 이날 재판에 증…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진정한 ‘나 자신’으로서 살지 못했다.”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는 호주의 한 요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던 브로니 웨어가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다섯 가지 중 첫 번째 후회가 다른 사람의 시선과 기준에 맞춰 사느라 자…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1일 국민연금 개혁안을 제시했다. ‘올해 20세가 90세가 되는 2093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지 않으려면.’ 이런 문제를 내고 모두 18개의 풀이를 썼다. 그중 정답은 5개로 추려진다. ‘내는 돈’인 보험료율을 올리고, 연금 수령 나이를…
지난달 31일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결국 19일째인 18일 오전 병원에 실려갔다. 이 대표의 병원행 직후 날아온 검찰의 구속영장에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달려가 인간 띠를 만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친명(친이재명) 지…
“한창일 때는 하루 5000마리 이상도 잡았는데, 이제는 100마리도 어렵다.” 40여 년 동안 강원 동해 속초시 앞바다에서 오징어잡이를 해온 박정기 채낚기경영인협회장은 최근 생업을 위협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동해 오징어가 사라지면서다. 며칠 전에는 하루 동안 잡은 오징어가 40마리밖…
21세기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 선발 시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다. 그 역할을 600년 전 조선에서 과거(科擧) 시험이 했다. 지금 대학에 가려면 수능을 잘 봐야 하고, 조선 시대 성균관(지금의 국립대 격)에 들어가거나 관료가 되려면 과거를 통과해야 했다. 과거를 어떻게 운영…
“요즘 신재생에너지 행사에서 정부 관계자 얼굴을 보기가 어려워졌다.”최근 기업계 인사가 “신재생이 현 정부의 ‘적폐’로 낙인찍힌 사실이 실감난다”며 건넨 말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강경성 2차관은 지난달에만 ‘원전 수출 일감 설명회’ 등 원전 관련 …
한국이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20개 이상 따낸 종목은 총 14개다. 이 중 ‘금메달 획득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양궁이다. 한국 양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까지 아시안게임 양궁에 걸린 금메달 60개 중 42개(70%)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양궁 다음은 어떤 종목…
한국 월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수출 품목들이 일제히 부진을 겪고 있는 탓이다. 반도체 경기 추락으로 ‘대한민국 투톱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간 보기 힘들었던 성적표를 받아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