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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설

[사설]5년간 세금폭탄 강행하더니 대선용 ‘급땜질’ 나선 黨政

입력 2021-12-21 00:00업데이트 2021-12-2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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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시가격 관련 제도개선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집값 급등으로 폭증한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도 보유세를 1가구 1주택자에게 물릴 때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어제 합의했다. 내년 1월 기준으로 정해질 공시가 대신 1년 전 공시가를 기준 삼아 보유세를 사실상 동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주문에 따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 ‘공시가격 제도 전면 재검토’를 밀어붙이려는 여당과 정책 일관성을 강조하며 반대하던 정부가 ‘보유세 한 해 동결’로 타협하는 모양새다.

정부 여당은 내년 3월 발표될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20%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의식해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 보유세가 올해 수준에서 동결돼도 일회성이라는 점이다. 2030년까지 시세의 90%로 아파트 공시가를 끌어올리려는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작년 대비 최대 2배로 높아진 종부세율 등은 그대로 유지돼 내후년에는 다시 보유세가 폭등할 수밖에 없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공시가격 현실화 조치로 사실상 국민의 세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은 조금 조정이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했다. 현 정부 4년 7개월간 부동산을 사거나, 팔거나, 보유할 때 부과되는 모든 세금을 올리며 “부담되면 집 팔고 이사하라”던 정부 여당이 대선을 79일 앞두고 돌변하는 모습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0.78%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부담은 올해 1.22%로 급등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더 오락가락하는 여당의 부동산정책 행보로 시장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매물이 늘던 수도권 주택시장에선 양도세 중과 유예 주장이 나온 뒤 집주인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 중단이 속출한다. 여당이 세제를 흔드는 상황이 계속되면 간신히 안정세를 찾던 시장이 다시 동요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더욱이 여당이 쏟아내는 땜질 대책들은 ‘국토보유세 신설’ ‘보유세 실효세율 1%로 인상’ 등으로 부동산 불로소득을 없애겠다는 이 후보 대선 공약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국민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세금 부담 증가가 진심으로 걱정된다면 이 후보와 여당은 부동산정책에 대한 당의 정책기조부터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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