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신형 핵 탐지정찰기, 日가데나 전진 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7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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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펏 기지 이륙해 27일 日 가데나 기지 도착
北 7차 핵실험 준비 동향, 중·러 핵전력 움직임 파악 나선듯


‘핵 탐지견(Nuke Sniffer)’으로 불리는 미국의 신형 핵탐지정찰기(WC-135R·사진)가 27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 전진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를 겨냥한 핵위협에 몰두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정황 여부를 파악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핵 전력 동향을 관측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군용기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27일 낮 미 공군의 WC-135R 1대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착륙했다. 앞서 전날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풋 공군 기지를 이륙해 수차례 공중급유를 받으며 10여 시간을 날아와 주일미군 기지에 전진배치된 것.

군 소식통은 “WC-135R 정찰기가 지난해 말 실전 배치된 이후 미 본토 밖으로 첫 정식 배치 임무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으로 수개월 이상 가데나 기지에 배치돼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의 핵실험 관련 동향을 추적하는 임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콘스탄트 피닉스’로 불리는 이 정찰기는 동체 옆에 장착된 대기 표본 수집 장비로 핵실험 직후 대기로 퍼져나간 극미량의 방사성물질(핵종)을 포집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핵실험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인 핵종의 종류·농도·비율을 분석해 핵실험에 사용한 물질이 우라늄인지 플루토늄인지를 가려낼 수 있다.

WC-135 계열의 정찰기는 냉전시대부터 옛 소련 상공 등 세계 곳곳에서 핵실험 탐지 임무를 수행해왔다. 최대 12km 고도에서 시속 640km로 비행할 수 있고, 30여 명의 승무원과 전문 분석 요원이 탑승해 임무를 수행한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부터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핵실험 동향이 포착되는 경우 동해 상공에 출동해 방사성물질 수집 활동을 했다.

미 공군은 지난해 12월 기존 2대의 WC-135W 정찰기를 WC-135R 정찰기 3대로 교체하는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발표한바 있다. 3대는 순차적으로 네브래스카주 오펏 기지에 배치된 이후 성능 점검 비행을 해왔다.

WC-135R은 운용한 지 50년이 넘은 WC-135W보다 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고, 디지털 항법장비를 장착해 작전 범위가 넓고, 핵물질 입자의 포집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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