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마다 “日 과거사 반성 안해” 비난했던 북한…올해는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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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1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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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매년 3·1절을 맞아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다고 일본을 비난했던 북한이 올해는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1일 오전 현재까지 3·1절 관련 기사를 다루지 않았다. 김일성 주석이 1939년 5월 ‘항일혁명’ 당시 숙영했다고 하는 양강도 삼지연시 청봉숙영지에서 혁명구호를 살피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전한 것이 이날 노동신문에 실린 일제강점기 관련 유일한 기사다.

북한 관영매체와 선전매체들은 거의 매년 3월 1일에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며 일본이 사죄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지난해 노동신문은 ‘거족적인 반일항쟁을 야수적으로 탄압한 반인륜죄악’이란 제목의 기사를 싣고 “엄청난 죄악의 장본인인 일본은 지난날을 성근히 반성하지는 못할망정 우리 인민의 상처 입은 가슴에 칼질을 해대며 온갖 못된 짓을 일삼고 있다”라고 일본을 비난했다.

2022년엔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를 통해 “일본 반동들은 일제가 패망한 지 70여 년이나 지난 오늘까지도 역사 왜곡 행위를 일삼으며 배상의 책임에서 벗어나 보려고 모지름(모질음·고통을 견뎌 내려고 모질게 쓰는 힘)을 쓰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1절에 대일 비난 메시지가 나오지 않은 것은 북한이 최근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상황이어서 더 주목된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15일 담화를 통해 북일관계 개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평양 방문 등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국-쿠바 수교 소식이 알려진 당일이다.

담화는 ‘납북자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를 언급하지 않아야 한다는 북한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지만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인 김 부부장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가 따랐다.

한국이 자신의 ‘형제국’이었던 쿠바와 수교를 맺자 대외 전략에 일부 차질이 생겼다고 판단한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등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그전에도 북한은 일본과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실무자간 대화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 1월에는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김 총비서가 이례적으로 ‘각하’ 존칭을 사용해 기시다 총리에게 위로전문을 보내는 등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아직 이렇다 할 대화 진전 소식은 나오지 않았지만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김 부부장의 담화 발표 이후 대일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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