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지적 한목소리…尹 “거버넌스 바꿔야”

  • 뉴스1
  • 입력 2024년 1월 17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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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열린 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17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열린 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17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금융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전업투자자와 회사원,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등 시민 5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처음 제기한 것은 유튜브 구독자 296만명 ‘슈카월드’ 채널을 운영하는 전석재씨였다. 전씨는 유튜브에서 경제와 국내외 증시 관련 소식을 쉽고 재밌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날 만큼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전씨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가슴 아픈 단어”라며 “국내 주식에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어도 기업이 주주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에 투자해달라고 청년과 국내외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전씨는 국내 기업이 주주 이익에 반해 대주주를 위한 의사결정을 주로 내리고 이사회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제어하지 못해 유명무실한 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전씨는 “나를 위한 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에 누가 투자하겠나”라며 “이 자리를 빌려 제도적, 법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한 참석자도 자신을 주식투자자라 소개하며 “‘국장(한국 주식시장)은 안 된다’는 것이 투자자 커뮤니티 사이에서 돌고 있는 얘기”라고 전했다.

국내 기업 주가가 비슷한 규모 해외 기업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향을 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국내 1400만 ‘개미’(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을 받아 왔다. 주주에 친화적이지 않은 기업 의사결정 구조와 취약한 기업지배구조, 계열사 조개기 상장, 무분별한 물적분할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그룹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알짜 자회사를 ‘쪼개기 상장’한 것과 LG화학이 알짜 사업부인 2차전지 사업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새 투자금을 확보하더라도 기존 주주는 물적분할로 기업 가치 저하를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코로나19 시기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국내 개인투자자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해외 증시로 이탈하는 기류가 강해지면서 증시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윤 대통령도 전씨를 언급하며 “정말 상법을 꾸준히 바꿔 나가면서 (회사) 거버넌스가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언급하며 “우리 시장도 다른 나라 시장과 경쟁하고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온라인 전자주주총회 제도화, 이사의 사익 추구행위 차단 등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배당금이 얼마인지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 순서를 바꾸겠다”며 “기업이 어떻게 기업가치를 높일 것인지 공시하도록 유도해 자기 가치를 스스로 높이도록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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