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건강한 당정관계 회복 필요… 김기현에 험난한 정치 배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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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기한 2주 남기고 조기종료
‘희생 혁신안 무산’ 金에 날 선 메시지
일부 위원들 “국민이 투표로 심판”
인요한 만난 안철수 “혁신은 실패”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마지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승강기를 타고 있다. 혁신위는 활동 기한을 2주 남기고 조기 종료했다. 뉴스1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마지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승강기를 타고 있다. 혁신위는 활동 기한을 2주 남기고 조기 종료했다. 뉴스1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난 뒤 “건강한 당정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 혁신 방향으로 ‘당정 관계 회복’과 ‘당 지도자의 정치적 희생’ 등을 언급하며 “이런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충정의 마음을 가지고 인 위원장이 말했고 나도 동의한다”고 했다. 앞서 혁신위 일각에선 “대통령실에 쓴소리하는 당정 관계 재정립 혁신안을 내자” 등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까지 대통령실을 향한 쇄신 요구에 소극적이었던 인 위원장이 뒤늦게 안 의원을 통해 당정 관계를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 조기 해산을 선언하며 “김기현 대표에게 감사드린다”며 “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알아볼 기회를 줘서 많이 배우고 나간다”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과 당 지도부에게 요구했던 내년 총선 험지 출마 및 불출마 요구를 담은 ‘희생’ 혁신안이 김 대표 등 당 주류 반발로 무산된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위는 마지막 회의를 열고 이날 출범 42일 만에 활동 기한을 2주 남기고 조기 종료했다.

● 안철수 “당정 관계 문제의식 공감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7/뉴스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7/뉴스1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안 의원과 30분가량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지난주 인 위원장이 안 의원에게 요청해 성사됐다. 안 의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은 실패했다. 의사 출신인 저도, 인 위원장도 치료법을 각각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며 “이제는 김 대표와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 승리를 끌어낼지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인 위원장과 공감대를 형성한 당의 앞으로의 혁신 방향 4가지를 말하겠다”며 당정관계 회복과 당 지도자의 정치적 희생, 민생 중심 실용 정부 전환, 과학기술 인재 적극 공천 등을 제시했다. 그는 “민심과 다른 용산 (대통령실의) 결정을 당에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당의 지지율과 용산 지지율이 거의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인 위원장은 안 의원이 밝힌 혁신 방향에 대해선 “아침에 말한 것 외에는 추가로 말할 게 없다”며 “우리는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하려고 노력했지만 여러 가지 부족했다는 것을 다시 고백한다”고 했다.

● 혁신위 “희생 없으면 국민이 투표로 심판”


인 위원장은 김 대표를 향해선 날 선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각을 일찍 단행해 좋은 후보가 선거에 나올 기회를 주셔서 대통령께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고 밝히더니 김 대표를 향해 “혁신위원장을 맡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험난하고 어려운 정치’를 언급한 것. 당내에선 내년 총선에서 역할론이 거론되는 한동훈 원희룡 장관을 언급하며 김 대표를 견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인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이 뭘 원하는지를 잘 파악해서 우리는 50% 성공했다”며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하며 좀 더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국민의 뜻을 반영해 희생 혁신안을 제시한 만큼 재차 전격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전날 인 위원장과 회동한 김 대표는 “긴 호흡으로 지켜봐 주시면 혁신안을 바탕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이기는 국민의힘이 되도록 하겠다”며 즉각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비정치인 출신의 40대 여성 혁신위원들은 보다 강도 높게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임장미 혁신위원은 “과연 지금까지 얼마나 희생에 대해 생각했고 움직임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라며 “사심 없이 희생의 길이 무엇인지 각자 생각해 올바른 길로 가라”고 지적했다. 박소연 혁신위원도 “희생과 변화라는 국민 목소리를 외면하면 국민이 투표로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비정치인 혁신위원들은 지난달 친윤 핵심과 당 지도부에 용퇴를 즉각 수용할 것을 요구하며 “‘듣보잡 병풍’ 취급 말라”고 반발했었다.

하지만 혁신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혁신위 관계자는 “마지막 회의에서 활동 기한 60일이 주어졌고 1회 연장도 가능했는데 너무 성급하게 희생 혁신안을 던졌다는 내부 비판도 있었다”며 “그래서 절반의 성공이라고도 한 것”이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인요한#김기현#혁신위 조기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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